“비판 여론이 집중 투하되면서, 회사가 일본기업으로 치부되는 것이 참담합니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한 중견 간부인 김성후(가명ㆍ50)씨의 하소연은 ‘롯데는 일본기업이 아니다’는 말에서 시작됐다. 김 씨는 “회사가 커가는 것을 몸소 지켜보며 함께 20년 이상을 달려왔다”며 “평범한 샐러리맨이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만은 잃지 않았는데 하지만 요즘은 롯데에 다닌다고 하면 ‘정말 롯데는 일본 기업이냐’는 질문부터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롯데그룹 오너가(家)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롯데그룹 국적논란을 바라보는 롯데 계열사 직원들의 가슴 속은 이렇듯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지난 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는 한국 기업이다”며 직접 논란 불식에 나섰지만 일선 직원들이 주변에서 느끼는 반(反)롯데 정서는 강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대학생 딸이 있는데, 말은 안하지만 아빠 회사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롯데 직원들은 이렇듯 요즘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그룹이라는 질타는 인정해도, 일부는 “일본기업이라는 지적은 참 억울하다”고 항변도 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는 그들이 가졌던 ‘롯데맨’이라는 자부심마저도 흔들고 있다.
다른 롯데 직원인 민영빈(가명ㆍ52) 씨는 “형제 간 다툼이 폭로전에 의혹에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고, 롯데 오너가 서로 일본식 이름을 부르면서 일본어로 대화하니 국적논란이 이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에 평생을 바쳐온 사람으로서 단 한 순간도 일본기업의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일했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일본 기업으로 매도당하는 것은 속상하다”고 했다.
롯데그룹의 국적논란을 바라보는 일반 직원들의 분위기도 이와 비슷하다. 롯데 한 주요계열사에 다니는 입사 6년 차 B(여) 씨는 “입사지원서에도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말을 썼었다. 동기, 선후배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여론이 직원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며 “회사 분위기도 어수선한데 여론까지 나쁘니 직원들의 사기도 가라앉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처럼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일부 언론은 롯데가 일본에 본사를 둔 비상장 일본기업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며 논란의 불을 더욱 지피고 있다.
손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