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남북 대표단은 지난 23일 오후 3시30분 접촉을 재개해 24일 오전 6시30분 현재 15시간 가까이 마라톤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협상이 진통을 겪는 이유로 북한의 ‘사과 수위’조절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다.
22일 시작된 회담에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과 대북확성기를 겨냥한 포격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측이 북한의 소행임을 부정하고 있어 남북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마라톤 협상의 진통 끝에 북한이 어떤식으로 ‘사과’를 표명할 지 주목되고 있다.
각종 도발에서 북측이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북한은 때로는 북측 최고지도자의 책임은 회피한 채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치부하거나, 한참 시간이 흐르고서 ‘때늦은’ 사과를 하기도 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1950년대부터 2012년까지 북한의 침투 도발은 1천959건, 국지도발은 994건에 이른다.
1968년 1월21일 발생한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1·21 사태)과 관련해 북한 김일성 주석은 4년 뒤인 1972년 5월4일 당시 방북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면담에서 “그것은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었으며 우리 내부에서 생긴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5월13일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 자격으로 방북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1·21 사태에 대해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다. 미안한 마음이다. 그때 그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응분의 벌을 받았다”고 재차 유감을 표명했다.
1996년 9월18일 강릉 동해안 북한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해서도 북측은 그해 12월29일 중앙통신과 평양방송을 통해 “막심한 인명피해를 초래한 남조선 강릉해상에서의 잠수함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함께 힘쓸 것”이라고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2002년 6월29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제2차 연평해전에 대해서도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김령성 단장이 같은 해 7월25일 당시 정세현 장관에게 전화 통지문을 통해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북한은 북한군에 의한 금강산관광객 고(故) 박왕자씨 피격사건(2008.7.11), 천안함 폭침사건(2010.3.26), 연평도 포격도발(2010.11.23) 등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소행 자체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기도 한다.
이번 포격도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도발에 대한 타협이라는 악순환을 끊자고 수차례 강조해 왔고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한 국민적인 반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두루뭉술한 유감표명선에서 문제를 마무리 짓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있다.
한편 남북 간 군사적 위기 해소를 위한 고위급접촉이 진행되는 가운데도 북한의 잠수함 수십 척이 동·서해 기지를 이탈해 위치가 식별되지 않아 우리 군이 탐지전력을 증강해 추적에 나서는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