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기자]정부가 롯데그룹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달부터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흥기획과 롯데리아 세무조사에 착수한 데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 해외계열사 소유 실태를 정밀 분석 중이다. 관세청도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면세점 특허권에 대해 영향력 행사를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21일 공정위에 따르면 전날 롯데그룹이 제출한 해외계열사 소유 실태와 관련한 자료 검토를 착수한 상태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전날 “롯데가 제출한 자료를 철저히 검검해 해외계열사 소유 실태를 파악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공정거래법 위반 협의가 있으면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앞으로 공정위에서 파악되는 롯데의 해외계열사 소유 실태는 자료점검이 마무리된 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그룹은 오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업집단과에 박스 7개 분량의 자료를 가져와 제출했다. 공정위가 지난달 31일 ▷그룹의 동일인(신격호 총괄회장) 및 동일인 관련자의 해외 계열사 주식소유 현황 ▷해외 계열사의 회사별 주주 현황(주주별 주식수·지분율)과 임원 현황 ▷해외 계열사의 타 회사(국내ㆍ해외 회사 포함) 주식소유 현황 관련 자료 등에 관한 자료를 이날까지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관련 개인과 관련된 내용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개인 정보공개를 승인하지 않아 신 전 부회장관련된 지분 정보 등은 제외하고 공정위에 자료를 제출했다는 것이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롯데가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홀딩스의 지분 3분의 1을 보유한 ‘광윤사’(光潤社)의 지분 구조가 구체적으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롯데홀딩스의 경우, 지분 3분의 1은 광윤사가, 또 다른 3분의 1은 우리사주협회가, 나머지 3분의 1을 자회사 등이 갖고 있고 신동주ㆍ동빈 형제는 각 2% 미만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 수치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롯데그룹은 자료를 최대한 파악해 제출했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의 요구 수준에 못 미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공정거래법 제14조 제2항은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부터 롯데그룹 계열의 대흥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시기적으로 경영권 분쟁 이전에 착수한 만큼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는 게 국세청의 입장이다.
그러나 국세청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대흥기획에 대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대흥기획에 이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도 2011년 이후 4년 만에 세무조사를 받았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요원들이 지난달 초 서울 용산구 롯데리아 본사에 파견돼 한 달 이상 세무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8월 중순에 마쳤고 과세 통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간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실시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관세청은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면세점 특허권에 대한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관세청이 특허심사평가표의 평가요소와 배점을 조정할 수 있는데다, 특허심사위원 선정권도 갖고 있어서다. 특히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서울 송파)에 대한 특허 만료가 오는 12월 다시 입찰심사를 진행해야한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의 은신폭은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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