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울상…“회사 어려운데 임금인상 파업은 비적절”

[헤럴드경제(울산)=윤정희 기자] 현대중공업<사진> 노조가 회사의 경영 어려움에는 아랑곳없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다시 파업하기로 했다.

조선 경기가 오랜 기간 침체된 상황인 데다가 회사는 2013년부터 7분기 동안 계속된 적자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데도 노조는 2년 연속 파업을 이어가는 셈이다. 19일 현대중공업과 복수의 협력 업체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6일 3시간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고 28일에는 대의원 이상 노조 간부가 7시간 파업하며 상경 투쟁하기로 했다. 이날 여름휴가 후 진행하는 첫 교섭을 앞두고 내린 파업 결정이어서 회사를 압박해서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라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오는 26일 노조 파업 시작까지는 아직 1주일간의 여유가 있다. 그러나 노사 간 임금협상 안건에 대한 견해차가 커 그 전에 타결점을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노사 양보 끝에 극적인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결국 파업은 불가피해 보인다. 노조는 올해 임협에서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 환경 수당 100% 인상, 통상임금 1심 판결 결과 적용,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회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높은 임금 인상안은 차치하고라도 통상임금 판결문제 등 임금과 상관없는 일부 안건은 ‘요구안에서 빼라’며 6월 임협 시작 전부터 여러 사안을 놓고 노조와 팽팽한 신경전을 펴 왔다.

회사는 결국 지난달 27일 여름 휴가 전 열린 마지막 임협에서 어려운 경영 상황을 감안해 정기 임금인상 동결안을 제시했다. 대신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지급, 안전 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안을 내놓고 “다른 조선업 사업장도 임금 동결을 제시하고 있다”며 “노조가 위기 극복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노조는 “임금 동결은 말도 안 되는 안으로 조합원들이 분노한다”고 반발했고 결국 휴가 후 곧바로 파업 카드를 내밀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파업하는 이유는 명확하다”며 “경영잘못으로 발생한 손실을 온전히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인정할 수 없는데, 임금 동결 등 일방적 희생마저 강요하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휴가 전부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거친 만큼 파업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강성 노선의 현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도 20년 만에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노조의 2년 연속 파업 소식에 모기업보다 어려운 조선 협력 업체들은 더 큰 피해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국내외 조선 업체들이 모두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파업만은 제발 자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조선업의 장기 침체로 가뜩이나 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인데 현대중공업이 파업을 하면 납품 지연 등으로 인한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회사가 크게 어려운 상황에서 높은 임금을 받는 대기업 근로자들이 큰 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까지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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