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영국 보수당 정부의 허리띠 졸라매기로 전국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 입장권을 폐지하고 입장료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22일(현지시간) 지역의회가 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시설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삭감하면 각 박물관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은 15년 전에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국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 대한 입장료를 폐지했다. 이에 영국박물관, 테이트미술관 등 런던 명소는 정부의 직접 보조금으로 운영돼 왔다. 또 지역 박물관들은 해당 자치의회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아 운영했다.

데이비드 플레밍 영국 박물관협회장은 22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국에 있는 무료 박물관이 부족한 운영예산을 메우기 위해 입장료를 받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잉글랜드 요크시에 중세작품을 다수 보유한 요크시립미술관은 지자체 보조금이 삭감되면서, 2002년에 없앴던 입장료를 다음달 1일 13년만에 다시 도입한다. 입장료는 관람객 1인당 7.5파운드(1만3600원)씩 받을 예정이다. 시로부터 받던 보조금은 2012년 150만파운드에서 올해 60만파운드로 60% 삭감됐다.

요크시립미술관 관람객은 연 700만명 정도다. 지금도 카페, 기념품 가게, 각종 이벤트 입장료 등에서도 수입이 발생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재닛 반즈 요크박물관재단 이사장은 “(입장료 이외 기타)수입이 정말 비싼 수집품들을 유지, 관리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며 “박물관을 장기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보 보조금이 아니면 입장료를 받는 것 외에 없다”고 설명했다.

요크시 자치회의는 다음주에 회의를 열어 관광객 뿐 아니라 지역민에게까지 입장료를 부과할 지 여부를 논의한다. 유료 입장으로 전환해도, 17~24세에는 반값으로, 어린이에게는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브라이튼에 있는 영국 왕실 별궁 로열파빌리온 박물관도 정부 보조가 2012년 190만파운드에서 2017년에 100만파운드로 47%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지난 5월부터 외지 관람객에 한해 어른 1인당 5파운드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그 결과 입장객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수입은 연 20만파운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장료 수입으로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곳은 관광객이 많은 이름 난 박물관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못한 곳은 지차체 보조가 끊기면 문을 닫아야할 판이다.

플레밍 협회장은 “입장료 도입이 요크시 등 일부에서만 성공할 것이다. 로테르담이나 번리에서는 관광객이 충분치 않아 어렵다고 본다. 그런 지역에선 아마도 다른 수입원을 찾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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