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메르스 사태에 가려져 그 심각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던 미군 오산 부대 탄저균 반입사건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국민의 시선이 가공할 감염력과 치사율을 보이는 탄저균 확산 여부로 옮아가고 있다.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 탄저균 100㎏을 살포할 경우 최대 300만명을 살상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 위력과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메르스 첫 전파지역인 평택에 이어 인근 오산까지 탄저균 사태로 공황 상태에 직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메르스가 발생한지 얼마되지 않았던 지난 5월말 한 외신보도에 의해 탄저균 반입 사실일 보도된후 미군 측은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오산 주한미군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P)에 실수로 배달됐으며, ITRP에서 배양 실험을 하다 실험요원 22명이 노출됐지만 감염되지는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발표가 국민들이 납득할수 있는 수준까지 검증되지는 않았다.
검찰은 이미 메르스 사태를 겪은 국민의 걱정이 너무도 크고 생화학 무기의 국내 반입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그 어느사건 보다 정밀하면서도 과학적인 수사기법을 동원해, 대국민 정확한 정보제공, 관련자에 대한 엄정한 의법처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추적해나갈 계획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은 지난 22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 등을 생화학무기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8700여명의 시민고발단 명의로 작성된 고발장은 스캐퍼로티 사령관 등이 “생물무기인 탄저균을 제조ㆍ보유했고, 탄저균 수입·배양 목적과 제조량 등을 정부에 신고하지도 않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생화학무기금지법은 생화학무기를 개발 또는 제조할 목적으로 화학물질ㆍ생물작용제 또는 독소를 제조ㆍ보유ㆍ이전ㆍ운송하면 7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화학물질ㆍ생물작용제를 수입할 경우엔 소관부처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검찰은 미군측의 살아있는 탄저균 반입경위를 밝히는데 주력하는 한편, 생화학무기를 개발ㆍ제조할 목적이 있었는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변 측의 정보공개 청구에 “탄저균 반입과 관련해 미군 측으로부터 통보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어 미군 측은 한국 정부에 알리지 않고 탄저균을 들여온 점에 대해 법 위반 혐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탄저균이 무기로 사용되고, 그 살상력과 비인간성때문에 전시 사용조차 억제하는 국제사회분위기가 있는 만큼, 우리 정부와 정치권도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로 우려는 표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19일 주한미군의 탄저균 반입과 관련해 “국방부 주도로 정부 차원 합동조사를 벌이겠다”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을 비롯한 야당의원들은 “최소한 주한미국대사를 불러서 외교부 장관이 엄중하게 항의해야 한다”면서, “미군이 사고 발생 확인 5일 후에야 한국 정부에 알린 것은 주둔군지위협정(소파ㆍSOFA)위반”이라며 “한국 정부가 알 수 있도록 소파 개정 필요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는 29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미 동맹 정신에 입각해 문제 해결에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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