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여야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놓고 7월 임시국회에서 본격적인 신경전에 나선다. 여당은 추경 규모를 최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야당은 추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메르스와 가뭄대책 외의 것엔 지원할 수 없다는 태세다. 양측이 입장차가 워낙 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오는 20일 추경안 통과는 사실상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당부한 대로 11조8000억원 규모의 정부 원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정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급적 큰 규모의 추경 재원이 풀려야 한다는 논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서민경기 회복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기로 한 만큼 규모를 최대화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입경정 예산 5조6000억원을 전액 삭감하고 6조2000억원만 편성하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자체 추경안은 메르스 사태와 가뭄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추경의 효과를 반감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은 세입결손이 발생한 건 정부의 ‘장밋빛 경제 전망’과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의 잘못을 메우려고 빚을 내는 추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다만, 정부가 세입결손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법인세 정상화’와 ‘부자 감세 철회’ 등 세수확보 대책을 제시하면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은 또 추경안에 도로ㆍ철도ㆍ건설 등 메르스나 가뭄 대책과 무관한 사업을 포함시킨 게 내년 총선을 겨냥한 ‘끼워넣기’가 아닌지 보고 있다.
세출 추경 중 도로사업 18개와 철도사업 15개에 배정된 1조1878억원 등 총 1조5000억원을 삭감해 메르스 피해 지원, 공공의료체계 개선, 메르스 관련 민생 지원 일자리 확대, 지자체의 메르스 대책 등에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 추경안을 실질적인 메르스ㆍ가뭄 추경으로 바꾸려면 철저한 심사가 필요한 만큼 정부가 요청한 오는 20일까지 추경 처리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실질적으로 추경을 통해 시급한 메르스 피해를 지원하려면 여름휴가 전까지는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면서도 “7월 안에는 마치려고 노력하겠지만, 그렇다고 졸속으로 심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상임위원회 차원의 추경 심의를 최대한 서둘러 마치고 16~17일 예결위의 추경심사 회의와 20~21일 소위원회 검토를 거쳐 23일 또는 24일 예결위 전체회의 의결을 시도하자는 예결위 여야 간사의 합의도 지켜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메르스·가뭄이란 추경 테마에 맞지 않는 예산을 삭감하자는문제 제기는 야당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고, 여당도 이에 대해선 논의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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