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체코 프라하ㆍ프랑스 페션하임)=배문숙 기자]우리 정부는 지난달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을 발표했다. 핵심은 원자력발전소 2기 추가 건설이다.

우리나라에서 원전은 주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했고, 또 당분간은 미래 가치도 공고한 편이다. 하지만 시민ㆍ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원전 추가 건설에 대해 시민ㆍ환경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빛 3호 원전이 정지되고 재가동되는 과정에서 봤듯이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원전을 둘러싼 갈등은 어느 지역이건 마찬가지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세계적으로 탈(脫)원전 여론과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체코와 프랑스는 오히려 원전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원전을 계속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고수하고 있다. 체코의 경우, 오는 2040년까지 원자력발전소 전력 생산비중을 현재 30%에서 45~55%선까지 끌어올린다는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을 채택했다. 또 독일과 접경지인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페센하임(Fessenheim)시는 중앙정부의 원전 폐쇄 정책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결국 체코와 프랑스 현지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체코 국민 65%, 원전 지지 =체코 정부는 지난 5월 28일 오는 2040년까지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인 ‘국가에너지컨셉(SEC)’을 통과시켰다. 체코는 이 계획에 따라 앞으로 석탄 발전 비중을 축소하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향후 수년 안에 원전 1∼2기 건설 공사를 추가로 발주하고, 기존 원전들의수명 연장도 추진할 방침이다.

추가로 건설하는 원전은 기존의 듀코바니와 테멜린 원전 단지에 각각 1기씩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체코는 앞서 2009년 듀코바니 원전 수명 연장 작업에 착수해 2012년 국가 에너지전략(SES)을 채택하고 듀코바니 원전 수명을 20년 연장했다.이같은 정책수단을 통해 2040년까지 각 부문별 발전 비중을 ▷원자력 46∼58% ▷재생에너지 18∼25% ▷가스 5∼15% ▷석탄 11∼21%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원전 비중을 줄여나가려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체코가 이처럼 원전 확대 정책을 펴는 것은 국민들이 원전 건설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체코 국민의 65% 정도는 현재 원전 확대를 지지하고 있으며, 이같은 여론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몇달을 제외하고 최근 20여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원전을 중심으로 한 체코 정부의 이같은 에너지 확보 정책은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부존량이 적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페션하임시, 주민 90% 원전 가동 지지=프랑스 알자스 지방 페센하임은 시라기 보다는 18.4㎢면적에 인구 2300여명을 가진 작은 시골 마을 분위기다. 라인강을 끼고 독일과 접경지역인 페센하임에는 지난 1977년 900㎿ 규모 원전 2기(총 1800㎿)가 건설돼 가동 중이다. 원전 건설 이후 페센하임 인구가 크게 늘고, 발전소에서 제공하는 지역 발전기금으로 학생들 복지도 확대됐다는 것이 페션하임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페센하임 원전이 지은지 38년을 넘어 노후하고 사고 위험이 있다며 건설 40년이 되는 2017년 이후 원전을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상당수 주민의 생계가 걸려 있는 페센하임시 측에서 원전 계속 가동을 적극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클로드 브렌데로 페션하임 시장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지역 주민의 90%가 원자력발전소가 계속 가동되길 바란다”면서 “정부의 일방적 원전 폐쇄 정책에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페센하임 시내에서 2㎞가량 떨어진 원전 정문 앞에서는 근로자 50여명이 나와 원전 폐쇄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을 이용해 ‘원전 폐쇄 반대’ 문구가 적힌 셔츠와 플래카드에 음악을 틀어놓고 시위에 나선 직원들은 원전을 계속 가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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