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ㆍ배두헌ㆍ이세진 기자]메르스 공포가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휴일인 7일 메르스 확진자가 14명 추가돼 전체 환자 수가 64명으로 늘어나는 등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국 고속도로와 유원지는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메르스 확산 소식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서 휴일을 보내는 모습이다.
감염을 우려해 대부분의 주말 행사 등가 취소됐고, 대형 쇼핑 센터나 공연장, 영화관, 체육시설 등에도 평소에 비해 인파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교통량은 평소 일요일 평균인 380만대보다 적은 368만대로 예상된다. 전날 교통량도 평소 토요일 평균인 420만대보다 적은 396만대를 기록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메르스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와 지지난주 석가탄신일이 포함된 연휴 등으로 인해 평소보다 교통량이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휴일 오전 전국 고속도로에서는 정체구간 없이 원활한 소통을 보이고 있다. 오후 들어서도 지방방향 정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에버랜드 등 수도권의 주요 놀이시설과 유원지도 평소보다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메르스 의사’가 재건축 총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개포동에 이어, 일원동 소재 서울삼성병원에서 17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서울 강남구 일대 주민은 충격속에 외부 접촉을 꺼리며 자체 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김모(여ㆍ45) 씨는 “딸이 친구들과 쇼핑몰에서 밥을 먹고 노래방에 가겠다는 걸 못 가게 했다”며 “되도록 사람 많은 곳은 못 가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이 가까운 송파구와 강동구도 추가 감염 우려해 외부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는 등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외출에 나선 일부 시민들은 혹시나 있을 공기 전파 가능성이 걱정돼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마켓 등에서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 칫솔살균기 등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부천에서 서울로 나온 유모(여ㆍ26)씨는 “지하철에서 근처 사람이 기침만 해도 자리를 피하게 된다”며 “나도 아침에 열도 나는 것 같고 불안해서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병원내 감염 소식에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초등 돌봄교사 김종숙(여·51) 씨는 “메르스 혹자가 이 병원, 저 병원을 거쳐 갔다는 얘기에 되도록 병원을 안가고 약국서 약만 타는 식으로 조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약국은 때아닌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여의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민아(여ㆍ49) 씨는 “많은 사람들이 기침만 해도 메르스가 아니냐고 물어보러 온다”며 “약을 기다리는 환자들끼리도 메르스 얘기만 주고받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당분간 택배로 물건을 받지 않겠다거나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에 발을 끊겠다는 사람, 친한 지인의 결혼식이나 돌잔치도 축의금만 보내겠다는 이들까지 극도의 조심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나오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부 불신과 함께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높아져 사회적인 불안감의 크기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는 공기중 전파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며 지나친 공포를 경계하면서도, 개인위생과 보건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는 “아주 가까이서 끌어 안거나 하는 긴밀한 접촉이 아니면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은 없다”면서 “본인 스스로 메르스 감염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갈 때 마스크를 꼭 쓰고 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와 상관 없이도 공공장소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땐 입과 코를 가리고 하는 것이 에티켓”이라며 “지금 시기엔 병원으로 병문안을 가는 것을 자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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