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지난 4월 경상수지가 3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최장 흑자 기간과 맞먹는 기록이다. 하지만 최근의 경상수지는 ‘불황형 흑자’로, 곳간에 쌓이는 달러는 원화가치만 올려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떨어 뜨린다는 점에서 달갑지만은 않은 흑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4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 흑자는 81억4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71억6000만달러)보다 13.7% 늘었다. 흑자규모는 지난 3월(104억3000만달러) 보다 22억9000만달러 줄었지만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좀처럼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38개월째 흑자를 내고 있다. 이는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최장 흑자기록과 맞먹는 기록이다. 게다가 올해 국제 유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 96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2013년 811억5000만달러, 지난해엔 892억2000만달러로 매년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4개월간 흑자 규모만 315억90000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3억5000만달러를 크게 앞서는 규모다.
문제는 최근의 경상수지가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라는 점이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가 곳간에 쌓이기만 하면서 원화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큰 문제다. 원화가치 상승은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수출이 타격받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특파원 간담회에서 “원화가 엔화나 유로화에 비해 강세라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강세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해외투자 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4월 상품수지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흑자규모가 지난 3월 112억5000만달러에서 125억6000만달러로 커졌다. 이는 월간 단위로 사상 최대 규모다.
수출은 503억8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2% 줄었지만, 수입은 378억2000만 달러로 17.9%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악화 등의 영향으로 적자 규모가 전달 9억7000만달러에서 11억3000만달러로 커졌다.
급료ㆍ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12월 결산법인의 대외 배당지급이 급격히 늘면서 전달 5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28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이같은 적자규모도 사상 최대다.
이전소득수지는 4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달 적자폭(3억8000만달러)보다 늘었다.
상품ㆍ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전달 110억2000만달러에서 100억6000만달러로 줄었다. 부문별로는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가 전월 23억9000만달러에서 19억7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주식투자 확대로 유출초 규모가 전월 12억1000만달러에서 1억4000만달러로 급격히 감소했다. 기타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전달과 비슷한 48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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