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주택연금 노후보장 대안 인기…저금리시대 주택연금 노후보장 대안 인기
“집을 담보로 연금을 타 쓰면 어떨까 하는데…” 최 모(70세)씨는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오랫만에 집에 모인 자식들에게 주택연금 얘기를 꺼냈다. 그동안 세 명의 자녀가 조금씩 모아주는 용돈으로 큰 불편 없이 지냈지만 아내가 병에 걸리면서 병원비가 필요해 졌기 때문. 자신 명의의 집이라 마음대로 처분해도 상관 없지만 자식들이 집 상속을 생각하고 있을 수 있기에 미리 양해를 구한 것이다. 3억원짜리 집을 가진 최 씨가 한국주택공사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달 98만원을 사망시까지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살던 집에 계속 거주할 수 있어 낯선 곳으로 이사가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최 씨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아지면서 가족행사가 많은 5월이면 주택연금 상담 및 가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주택공사에 따르면 특히 어버이날이 지난 후 상담건수 및 가입건수가 증가세를 보였다.
실제 이달 1일부터 8일까지(4영업일) 하루 평균 상담건수가 25.5건이었으나, 어버이날 이후인 9~15일(4영업일)에는 평균 33.2명으로 30% 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비슷한 기간(8~10일) 4영업일 기준 하루 평균 상담건수는 27.75명이었다.
5월에 주택연금 가입자가 몰리는 현상은 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1일~15일(9영업일) 하루 평균 가입자수는 17.4명에 그쳤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24.4명이 가입해 25% 가량 증가했다.
▶부모 가운데 절반, “자식에게 집 상속 NO”=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최 씨처럼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겠다고 생각하는 노년층도 해를 거듭할 수록 줄고 있다.
최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논문 ‘서울 중고령가구의 주택자산 이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3억원 이상의 주택을 소유하고 자녀가 1명 이상 있는 55세 이상 가구주 236명 가운데 42.4%(100명)가 집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주택금융공사가 수도권 노년층 600명에게 같은 조사를 한 결과인 34%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서울의 고가주택 소유자가 주택 상속에 더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택 상속을 갈수록 원치 않는 것은 노후 불안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보유한 주택을 필요시 처분하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70.9%(158명)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묶어 놓은 베이비부머에게 주택이 곧 노후 자금인 셈이다.
▶저금리 시대, 주택 연금이 대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택연금은 특히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예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진 가운데 3억원을 정기예금으로 넣어두면 이자 수입은 연간 300만원에 불과하다. 매달 25만원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3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60세의 경우 매달 68만원, 70세의 경우 98만원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국가 보증의 주택연금은 종신형이다. 그나마 한 채 있는 집을 잃을 수 있다는 정서적 불안감까지 해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중은행의 민간 역모기지는 가입 연령 제한이 없지만, 만기 후 주택가치 감소로 거액의 상환금을 갚아야 하거나 담보로 맡긴 주택을 잃어 주거 불안에 시달릴 수 있어 주택연금과 차이를 보인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평생 본인 소유의 주택에 거주하며 연금을 받을 수 있고, 부부 중 한 명이 먼저 사망해도 남은 배우자가 동일한 금액을 그대로 이어 받는다”면서 “사망 후 정산 시점까지 받은 연금액이 집값을 초과해도 상속인에게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이같은 ‘종신 거주, 종신 지급 보장’이라는 장점에 힘입어 주택 연금은 3월말 현재까지 2만4129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