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경제전문가들은 국내외 기관들의 한국경제 상황 진단 결과가 각양각색에다 오락가락하는 것은 각 기관 특유의 진단기준에 따른 것이어서 이를 두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각 기관의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얘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한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경기선행지수를 4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로 기록했다.

IMF는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3.1%로 수정 발표했다. 지난 2월 3.7%였던 IMF 전망치는 지난달 3.3%로 낮아지더니 한 달 만에 0.2% 포인트가 더 떨어졌다. IMF는 “2013년 초부터 형성됐던 성장 동력이 정체됐다”며 “특히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가 소비·투자심리에 크고 지속적인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의 3월 OECD 경기선행지수는 102.0으로 2010년 4월(102.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이라는 뜻이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재고순환지표, 주가지수, 장단기 금리 차, 제조업 경기 전망 등을 근거로 산출한다.

전문가들은 IMF의 전망치와 OECD 경기선행지수를 같은 잣대로 보면 안 된다는 의견이다. IMF의 전망치는 국내 상황을 비롯한 세계 경제 흐름까지 포함한 총괄적인 경기 전망인 반면, OECD의 경기선행지수는 국내 주요 지표의 전망치라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임진 거시금융실장은 “OECD 경기선행지수 호전은 근거 산출 항목인 주가나 건설지수 개선때문으로 보여진다”며 “그러나 이들 요인이 한국경제 상황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계두 남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IMF의 전망치는 한국 수출이 세계 경기 흐름속에서 부진하는 등 거시적인 측면을 강조한 것인 반면 OECD 경기선행지수 호전은 금리인하 이후 자금 유입으로 부동산이나 증시 호전되다보니 회복세로 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쪽에서 보는 관점과 국내 실물적인 관점의 차이로 보느냐, 미래와 과거로 보느냐 등 관점의 차이”라며 “글로벌 금융측면이 실물과 어떻게 생산적으로 연계되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 경제분석 관계자도 “IMF 전망치 하향과 OECD 선행지수를 같이 묶어서 봐서는 안 된다”며 “IMF는 세계 추세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을 평가한 것인 반면, OECD는 매달 나오는 선행지수로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및 경제연구소들간의 경제상황 평가도 사뭇 다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보고서를 통해 “생산ㆍ소비‧건설투자 등 실물지표가 월별 등락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며 작년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낙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최근 KDI의 ‘경제동향’보고서에는 1분기의 경제성장률 0.8%가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

한국은행과 민간 연구기관인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각각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1%로, LG경제연구원도 3.4에서 3.0%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경제지표들 자체가 2~3개월 증가세를 보이거나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이렇게 지표들이 연속성을 가지지 못하다보니 보는 관점에 따라 경기진단의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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