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계파 갈등 악화일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벼랑 끝에 섰다. 취임 100일(18일)이 코 앞이지만 자축할 처지가 아니다. 측근들도 이를 인식조차 못할 정도로 위기다. 4ㆍ29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노골화한 당내 계파 갈등은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악화하고 있어서다. 그가 “100일 때는 우리 당이 정말 달라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취임 50일 기자회견ㆍ3월 29일)던 말이 무색하다.
문재인 대표는 15일 당 확대 간부회의에서 “기득권에 안주해선 희망도, 미래도 없다”며 “저부터 기득권을 버리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 14일 ‘공개 방침→보류→유출’ 등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쳐 만천하에 공개된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 적시된 기득권을 재차 거론한 것이다. 문 대표의 속내가 담긴 걸로 분석되는 이 글엔 비노(非盧)그룹을 ‘과거 정치’ 세력으로 규정하는 듯한 행간이 읽히고, 계파 갈등의 배경이 공천권을 둘러싼 세력 다툼일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을 공식화하는 문장도 포함돼 있다. 친노(親盧)ㆍ비노간 파국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당장 비노그룹 측 움직임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원외 상임고문은 이날 정대철ㆍ김상현ㆍ이용희 고문 등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조찬 모임을 하고 문재인 대표 책임론을 집중 논의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내가 문재인 대표면 사퇴한다. 책임정치를 위해 물러나는 게 옳다”고 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문 대표) 사퇴 결정은 못하고 있고 의견수렴하려고 만나는 것”이라고 했고, 문 대표의 글에 나온 공천 지분 관련해선 “절대 우리는 지분문제 얘기한 일이 없다. 그렇게 오해하고 있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문재인 체제’가 흔들리는 와중에 문 대표는 쇄신 로드맵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지만, 당내 입지가 점쳐 좁아지는 분위기 속에서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 당 소속으로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 “문 대표를 끌어내리면 다시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하고 그러면 내년 총선과 그 이후 대선은 끝”이라며 “일단 쇄신안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홍성원·박수진·장필수 기자/
ho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