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한국사회에 만연한 각종 ‘緣’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회 각계각층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조직이나 단체가 보다 투명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능력에 기초한 사회로 나가기 위한 노력이 힘을 얻고 있다.
▶민간을 중심으로 이미 시작=1990년대 중반 삼성그룹은 ‘열린 채용’을 도입해 인사ㆍ성과시스템에 학연ㆍ지연으로 대표되는 줄서기 문화를 배제해 왔다. 학연과 지연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류 전형을 폐지하는 한편, 사내 동문ㆍ동향 모임도 금지했다.
삼성 계열사에 근무하는 올해 8년차 박모씨는 “학교 다닐 때 선후배로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회사가 사모임이라고 보면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인사 고과나 부서 이동에서 주관적인 영향을 배제하고 업무 성과 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로 이어진다면 큰 반감은 없다”고 말했다. 명지대는 지난달 실시한 교수 초빙 모집에서 공고 내용 중 기타란에 ‘학교법인 명지학원에서는 혈연ㆍ지연ㆍ학연과 무관하게 공개 채용함’이라고 명시해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에서는 히딩크, 슈틸리케의 리더십에서 기존 인맥축구, 출신교 선호주의 등을 타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히딩크 전 감독은 학연이나 지연에서 자유롭지 못한 축구관계자들의 조언이나 선수들의 경력 등을 철저히 배제하고 실력 위주로 대표선수들을 직접 선발했다.
실리축구를 구사한다고해서 ‘다산(茶山)’이라는 별명이 붙은 슈틸리케 현 대표팀 감독은 한 번도 대표팀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는 공격수 이정협과 왼쪽 무릎 연골 제거 수술을 받은 골키퍼 김진현을 주전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공공기관도 가세=공공기관에서도 ‘연줄 끊기’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관피아’ 논란에 휩싸였던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인사에서 부원장보와 전문심의원을 새로 임명하면서, “출신, 학연, 지연 등 비합리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업무능력, 평판, 도덕성을 두루 갖춘 인물을 임원으로 중용했다”고 자료를 따로 내기도 했다.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는 승진과 보직 결정 과정에서 사장이나 경영진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외부위원이 심사에 참여하고 다면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특별인사실무위원회’와 ‘보임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인사정보를 완전 공개, 조직 내부의 합의를 도출하는 혁신인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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