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50여년 전 조업 중 납북됐다가 간첩으로 몰린 어부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소멸시효를 지나 피해보상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은 납북어부 백모 씨의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1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재심 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11년 2월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했다”며 “소멸시효에 관한 (국가의) 항변권 행사는 타당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백 씨는 지난 1967년 7월 서해 소연평도 근해에서 조기잡이를 하다 북한 경비정에 납치됐다. 같은 해 12월 귀환한 백 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이듬해 2월에야 석방됐다.

하지만 1969년 경찰은 백 씨를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위반 등의 혐의로 다시 수사하기 시작했다. 백 씨의 부인인 김모 씨도 ‘집에 남편을 찾아온 수상한 사람들이 간첩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김 씨는 2006년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경찰이 구속영장도 없이 자신과 남편을 불법 감금한 상태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를 가해 허위로 자백하게 했고 이를 근거로 사건을 조작했다”며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김 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2008년 6월 불법 수사와 사건 조작으로 김 씨가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백 씨와 김 씨의 딸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2009년 2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고, 2011년 2월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당시 수사의 불법성과 백 씨 등이 40여년간 반공법 위반 딱지로 사회 활동에 불이익을 당한 점 등을 고려해 국가가 유가족 5명에게 총 1억2000여만원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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