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장관·전문가의 해법
정부 일방적 밀어붙이기는 곤란 안착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우선 고용·복지와 연계, 큰틀서 타협을 정권 바뀌어도 개혁 지속돼야
전직 보건복지부 장관들과 관련 전문가들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개혁이 특정 정권의 실적이 아닌, 계층간의 소통을 근거로 한 지속 가능한 로드맵에 바탕을 두고 이뤄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공적연금 시스템의 안착을 위해선 국민들의 추가부담이 불가피한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이다. 특히 논의 과정에서 미래세대의 부담을 과도하게 부풀려 세대간 갈등을 조장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명박정부 시절 마지막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던 임채민 전 장관은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연금하나만 붙잡고 논의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고용, 복지, 연금이 연계돼 큰 틀에서 타협점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장관은 이어 “각 계층간마다 이익을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손해를 보더라도 사회적 타협을 만들어가는 자세로 임하도록 정부가 이끌어야한다”며 “소득대체율 비율에 대한 논의보다는 노후 보장에 대한 다양한 방법이 우선시돼야한다”고 말했다.
임 전 장관 직전에 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진수희 전 장관은 “다른 공적 연금에 비해 국민연금은 역사가 짧은 만큼 긴박한 시간내에 논의될 사항이 아니다”며 “한 정권의 실적으로 연금제도를 변경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전 장관은 또 “연금개혁은 근본적인 문제인 구조개혁이 먼저”라며 “정권이 바뀌어도 연금 논의기구는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개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이나 스웨덴 등 다른 나라의 경우 수십년을 거쳐 논의한 후 연금개혁을 실행했다”고 지적했다. 진 전 장관은 때문에 “우리나라도 지속가능한 연금에 대한 긴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재정학회장)는 “지금 정부는 연금개혁을 한다고 해놓고 국민과 공무원을 적대적인 관계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군인 및 사학연금 개혁 과정에서도 계층간의 분열만 만들 것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염 교수는 “사회적 갈등 조작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로 터놓고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해야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논의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밀어붙이기식은 안 된다”며 현재의 개혁논의 방식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당시의 금모으기처럼 정부가 감동을 주면 어떤 손해든 감수하고 국가를 위해 나서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며 “지금 정부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하고 상대방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무원연금이 방만하게 운영된 것도 상황을 악화시킨 원인”이라며 “운용 손실을 입힌 책임자에 대한 문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금 벌어지는 논쟁은 나라의 장래를 심각하게 망치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국민의 신뢰가 바탕인데 지금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연금을 놓고 공포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10일 청와대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린다면 향후 65년간 미래세대가 추가로 져야 할 세금폭탄이 1702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김 교수는 ““2060년을 전후해 기금소진 상황을 연착륙시키려면 (소진 이전에) 장기간에 걸쳐 보험료를 순차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2061년부터 갑자기 보험료를 20%로 인상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가정이며, 그 어떤 연금학자도 이런 식의 운영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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