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국정 2인자가 풍전등화에 놓이면서 국정 공백 및 파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의혹의 핵심에 선 이완구 국무총리가 현직을 고수하든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하든 국정 공백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한국 경제의 최대 분수령이자 골든타임으로 지목된 4월이 성과없이 저물고 있다. 미약하게 나마 살아날 조짐이던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고, 4대 구조개혁의 동력도 상실할 공산이 크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귀국 이후엔 4ㆍ29재보선을 거치며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정국은 또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금품 수수의 증거가 발견되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며 미궁에서 헤쳐나오기 위해 강한 몸짓을 하고 있지만 여권 내에서조차 자진사퇴론이 확산되는 등 이미 신뢰와 권위가 떨어진 ‘식물총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주요 국정현안을 챙기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더욱이 박 대통령이 이 총리의 거취 문제에 대해 “(중남미) 순방을 다녀온 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혀 자칫 시한부 총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소환조사를 받는다면 국정공백 사태는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띨 수 있다.
이 총리의 입지는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지난 2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성완종 블랙홀’에서 파생된 3000만원 수수 의혹, 국회 답변과정에서의 잇단 말바꾸기로 인한 ‘거짓말 논란’까지 갈수록 확대되면서 민심도 차갑게 돌아섰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대통령 순방기간에 서울공관에서 머무르며 4ㆍ19 혁명 기념식(19일), 장애인의날 기념식(20일), 국무회의 및 과학의날 기념식(21일), 사우디 석유부장관 접견 등 총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17일 출근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이 어제 출국했으니 총리로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그리고 빈틈없이 국정을 통할할 책무를 느낀다”고 국정공백 우려를 일축하며 “대통령이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권에서는 총리가 의전 행사는 수행하겠지만 정작 중요한 현안들을 추진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조차 “명단에 이름이 있는 사람과 만나 얘기해서 또 다른 의혹을 만들 수 없다”며 주요 정책 의제를 조율하는 당정청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 총리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당정청 관계조차 분열된 양상이다.
때문에 공무원연금과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과 경제살리기 법안의 국회 처리를 위한 논의와 협상 등 주요 현안은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자리를 지키든 아니면 물러나게되든 국정공백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기간에 총리에 이은 내각 3, 4위 서열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모두 해외 출장 일정이 있어 이 총리의 국정 공백을 메울 대안도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 부총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 등을 위해 지난 15일 이미 미국으로 출국했다. 황 부총리도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60주년 참석 등을 위해 자리를 비울 예정이다. 이래저래 국정은 표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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