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이른바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기자 논란으로 떠들썩한 KBS가 해당 커뮤니티가 사용하는 이미지를 방송에 내보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이광용의 옐로우카드2’ 134회분에선 2014-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프리뷰를 다루는 과정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엠블럼을 잘못 사용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FC Bayern München을 공식 표기로 사용하는데, 이날 방송에선 FC Bayern Mühyun(FC 바이에른 무현)으로 표기된 이미지를 사용했다. 이는 극우성향의 커뮤니티 일베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 폄하하려 만든 이미지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광용 KBS 아나운서는 이에 10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문제가 된 엠블럼 사용을 사과했다. “이번주 옐로우카드 그래픽 준비 과정에서 저희 제작진이 절대 해서는 안될 실수를 범했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잘못이다”며 “진행자로서 먼저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라며 이 아나운서는 본인의 생각을 적었다.
이 아나운서는 “이번 실수에 대한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 잘못을 확인하자마자 프로그램은 바로 내렸다”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제대로 확인하고, 앞으로는 절대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확인 또 확인하겠다”라고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옐로우카드를 아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옐카를 시작한 이후 가장 부끄러운 밤이다”라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한 ‘일베’ 이미지의 침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MBC과 SBS가 해당 커뮤니티에서 사용한 합성 이미지를 부주의하게 사용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 조치를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방송됐던 MBC ‘섹션TV 연예통신’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였다. ‘섹션TV 연예통신’의 경우 배우 차승원의 아들 차노아의 친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음영이미지를 사용했고,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가위를 이용해 종이아트를 하는 일반인 사연을 전하며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삽입해 변형한 이미지를 방송해 도마에 올랐다.
KBS의 경우 ‘개그콘서트’에서 일베의 인형 등을 사용해 물의를 빚은 일은 있어도 그 외 프로그램에선 청정구역이었던 KBS 마저 ‘일베’ 이미지를 사용한 데다, 앞서 이른바 ‘일베 기자’ 논란으로 내부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 이 같은 문제까지 빚어져 KBS는 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KBS는 지난 1일 일베에서 활발하게 활동, 음담패설, 여성 혐오 및 특정 지역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등의 게시물을 올렸던 수습기자를 정식 임용했다.
이미 일베 기자는 임용된지 일주일이 지났으나 KBS 기자협회는 지난 8일 ‘KBS 보도본부 긴급현안 대론회’를 통해 ‘일베 기자 임용’과 관련한 토론까지 진행했다. 내부 구성원의 입장은 변함없다는 의미다.
이들의 입장은 공정성과 신뢰성이 생명인 KBS에 “특정지역과 특정이념을 차별하고, 여성을 혐오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몰상식과 부도덕”을 가진 기자가 공정한 취재를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KBS 기자협회에선 ‘공영방송 저널리즘’의 추락이라 언급하며 앞서 “외부에선 KBS가 아니라 ‘케일베스’라는 조롱과 야유가 넘쳐난다. KBS 뉴스는 이제 죽었다”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발표하고 있다.
KBS 측은 그러나 KBS 직원 대다수에 해당하는 11개 직능단체가 ‘일베 기자’ 임용 반대에 한 목소리를 냈음에도 경영진은 “수습사원의 임용 취소는 사규나 현행법상 저촉돼 임용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이거나, 수습 과정에서의 평가 결과가 부적합으로 판정났을 경우에 해당된다.
하지만 문제가 된 수습사원에 대한 평가 결과는 사규 기준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외부 법률자문에서도 임용을 취소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와 임용하게 됐다”고 밝혔으며, 현재 해당 기자는 다른 수습기자들이 보도본두 사회2부로 발령난 것과 달리 취재 제작업무가 없는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으로 파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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