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타개 절박한 그리스·키프로스…무역 정상화·軍항구 사용 등 ‘선물’ 유럽 등 서방 경제제재 압박 대응…든든한 지원군 통해 힘키우기 전략
유럽연합(EU)과 ‘신냉전’에 돌입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의 ‘약점’인 그리스, 키프로스를 파고들고 있다.
러시아가 경제위기로 난국을 어떻게든 타개해야 할 절박한 그리스와 키프로스를 우방으로 끌어들이고자, 무역 정상화 등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EU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체코와 헝가리 등도 러시아의 편에 서면 서방의 경제제재 등 압박 속에서도 전과 다른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된다. 공교롭게도 그리스, 키프로스, 헝가리, 체코 등은 모두 EU 회원국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오는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회담에 앞서 그는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경제제재를 반대한다고 선언했으며 이는 ‘막다른 정책’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키위, 복숭아 딸기 등 농산물 수출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해 러시아가 대 EU 농산물 금수조치를 내리며 수출길이 막히자 타격을 입었다.
최근엔 서방 주도의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구제금융 상환압박을 받고 있어 수출이 절실하다. 또 무엇보다 구제금융 졸업을 위한 경제개혁 문제에 있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대립하고 있어 러시아와의 협력이 독일 등 유럽을 긴장케할 수 있다.
테오차리스 그리고리아디스 자유베를린대 그리스-러시아 관계 전문가는 “그리스가 독일을 열받게하고 공포를 주기 위한 방법으로 러시아를 이용하고 있다”며 “치프라스는 다른 옵션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고 6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양자간 회담 목적이 서로의 이익에 부합하는 부분이다.
경제위기가 휩쓸고 간 키프로스와의 관계도 심상찮다. 이미 키프로스는 지난 2011년 금융위기 당시 러시아로부터 25억달러 금융 안정화 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지난 2월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과 만남을 갖고 ‘항상 진실로 친밀하고 상호간 이익에 부합하는’ 두 나라 관계를 높이 평가했다. 회담에서 러시아와 키프로스는 국방, 안보, 경제, 에너지, 투자협력 등과 관련한 10가지 협정을 체결했다. 키프로스는 러시아군에 2곳의 항구 사용을 승인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키프로스가 상당수 러시아인들이 포함돼있는 수억달러 예금에 대한 계좌를 동결하자 ‘위험하고 불공정한’ 조치라고 비난했지만, 지난 만남에선 시종일관 미소를 지었다고 전했다.
키프로스는 지난달 EU가 대러시아 경제제재를 유지하겠다고 결정하자 그리스와 함께 이를 반대하기도 했다.
밀로슈 제만 체코 대통령은 다음달 9일 열리는 러시아의 제2차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참석 문제를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일자신의 전승 기념행사 참석을 비난한 앤드루 샤피로 체코주재 미국 대사에 대통령 관저 출입금지령을 내렸다.
또한 2월 푸틴 대통령은 직접 헝가리를 방문, 천연가스 공급과 관련해 ‘정치적 협력’을 기반으로 한 상호 협력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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