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혁신 방안 발표…변창흠 SH공사 사장

대규모 재개발사업 직접시행 방안 구상 채권 발행·도급제로 조합원 부담 최소화 뉴타운 해제지역 1조투자 노후주거지 재생

“SH공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도시를 좀 더 나은 도시로 만드는 공공 디벨로퍼로 거듭날 것이며, 서울시가 직면한 뉴타운 문제 해결 및 도시재생사업 전문기관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4개월 만인 지난 11일 SH공사 혁신방안을 발표한 변창흠 SH공사 사장. 그는 SH공사의 환골탈태 청사진을 제시한 이후 헤럴드경제와 가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자신있게 말했다.

변 사장은 일본의 대표적 구도심 재개발 성공 사례로 꼽히는 롯폰기힐스 모리타워를 예로 들며 “일본의 경우 민간 디벨로퍼(땅 매입부터 기획, 설계,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업체)가 그 지역 개발의 기획, 건설 및 관리와 운영까지 맡아 장기적으로 해당지역을 살리는 개발을 해 온 반면, 우리나라는 건설사들이 단기간에 분양해 수익을 올린 뒤 떠나는 방식 위주였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장기적 안목으로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건설 후 관리와 운영에도 적극 참여해 도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디벨로퍼가 나와줘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 갑자기 민간 디벨로퍼가 나타나 그런 역할을 하기엔 한계가 있으므로 공공성을 가진 SH공사가 공공 디벨로퍼로 나서 좋은 선례를 남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의미의 디벨로퍼는 없었다”며 “국내에도 디벨로퍼를 표방하는 몇몇 업체들이 좋은 기획으로 도시를 개발한 사례는 있었으나 단기간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분양까지만 초점을 맞춘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변 사장은 “진정한 디벨로퍼라면 수익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발사업을 통해 그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해야 한다”며 “일본의 사례처럼 개발 후에도 디벨로퍼가 그 지역을 떠나지 않고 관리, 운영하며 장기간 기여하는 방식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SH공사는 앞으로 창동 및 상계 지역에 복합문화공연시설과 글로벌비즈니스존을 조성하는 사업 등 총 15곳의 복합개발을 공공 디벨로퍼로서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또 SH공사와 서울시가 보유한 300㎡ 내외의 자투리 공공토지를 활용해 주민센터, 치안센터, 우체국 등 지역에 부족한 공공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공공 디벨로퍼로서 시세에 비해 턱없이 낮은 보상가, 과도한 기부채납비율 등으로 인해 꽉 막힌 서울 뉴타운 사업 해결에도 적극 나선다. 변 사장은 “뉴타운 사업의 시행 책임은 조합에 있는데 조합은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이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라며 “향후에는 SH공사가 공공 디벨로퍼로서 뉴타운 개발의 시행마저 맡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현재 공공에서 지원할 근거가 미비한 뉴타운 조합 설립단계인 구역에서 채권 등을 발행해 운영 비용을 충당하고, 공사를 도급제(시공사가 공사금액만 받는 방식)로 시행해 사업에 드는 비용을 최소로 줄여 궁극적으로 조합원 손해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뉴타운 사업은 불확실한 시장 전망 때문에 시공사는 공사금액을 증액하고 미분양 대비 자금 등의 부담도 조합원에게 전가해 결국 조합원이 피해를 보는 구조”라며 “공공이 시행을 맡아 건설사에 비교적 저렴하게 도급공사를 맡기면서 적정한 수익률을 보장해주면 건설사와 조합원 모두 윈-윈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이런 방식을 뉴타운 일부 구역에 적용, 성공 사례가 나오면 다른 구역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뉴타운 해제 지역에 대해서는 SH공사가 뉴타운 대안사업의 총괄 실행자 역할을 맡아 201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다양한 노후주거지 재생 모델을 정립하고 확산할 계획이다.

변 사장은 2018년 이후 지금의 뉴타운과 뉴타운 대안사업의 기조가 지속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임기가 끝나면 정책방향이 바뀔 수 있겠지만, 좋은 정책으로 판명되면 누가 서울시장, SH공사 사장이냐와 관계없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수한ㆍ최진성 기자/soohan@

사진=안훈 기자/rosedale@

▶변창흠 SH공사 사장 프로필

▷1965년생(49세) ▷능인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 서울대 행정학 박사 ▷1996년 SH공사 연구개발실 선임연구원 ▷2000년 서울연구원 도시경영부 부연구위원 ▷2003년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2014년 한국도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