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2주 연속 1%대다. 과거 ‘애국가 시청률’로 불리던 3%에도 미치지 못 하는 수치. 이태임의 욕설 논란으로 한 주간 네티즌들의 입에 무수히 오르내렸던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다. 아무리 평일밤 11시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때라 해도, 목요일 밤 MBC의 부진은 한 마디로 ‘죽음의 늪’이다.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지난 5일 방송분에서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1.7%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SBS ‘자기야 백년손님’는 7.5%, KBS2 ‘해피투게더3’은 6.0%였다.
띠동갑내기 스타들이 스승과 제자로 만나 ‘버킷리스트’를 배워본다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추석 특집 파일럿으로 호평 받으며 정규 편성됐다. 앞서 금요일 오후 10시대에 방송하며 3% 후반대를 유지했으나, ‘나는 가수다’ 시즌3의 시작과 함께 목요일 밤 11시로 이동했다.
‘띠동갑내기 과외하기’가 ‘굴욕’이라 말하기에도 초라한 시청률을 써낸 것이 그리 놀랍지도 않은 것은 목요일 밤의 MBC 예능은 시청자의 머릿속에선 실종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지난했던 잔혹사는 5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2011년 방송인 주병진의 복귀로 화제를 모았던 ‘주병진의 토크콘서트’(20011년 12월 1일~6월7일)는 저조한 시청률로 6개월 만에 종영했다. ‘방송가의 신사’ 주병진의 복귀가 프로그램 출범 당시 관심을 모은 것은 사실이었으나,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토크천국에 이 프로그램은 심심하기 그지 없었다.
이후 정보석 한정수 이특 등이 진행, ‘게스트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한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한 후속작 ‘주얼리 하우스’(6월 21일~7월 12일)는 고작 4회 만에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파업 당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땜빵’ 프로그램이었으나, 노조원들의 복귀와 함께 퇴출 당한 사례다.
2011년 8월 첫 방송, 문명과 떨어진 정글에서의 커플 매칭을 꿈궜던 ‘정글러브’(8월 16일~9월 13일)도 최종회에선 2.8%의 전국 시청률로 안방을 떠났다. SBS ‘정글의 법칙’과 일반인 커플 매칭 프로그램 ‘짝’이 승승장구할 당시 이 프로그램은 인기 아이템(정글, 짝짓기)을 융복합했다. 도시가 아닌 천혜의 자연을 볼거리로 삼아 청춘스타들이 짝을 이룬다는 것이나 흥미도 끌지 못한 따라하기였다.
이후 MBC는 같은 해에 기억조차 못할 몇 편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줄줄이 내왔다. 당시엔 대부분 외주제작사에서 만들었던 프로그램들도, 게스트하우스(9월 20일), 님과 함께(11월 15일)가 등장과 함께 사라졌다. 이 시기를 돌아보자면 MBC는 장기 파업의 여파로 콘텐츠가 부실했고, 선보이는 프로그램마다 참신하기 보다는 진부하고 안일한 기획이 많았다. 과감한 투자엔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즈음 장수 프로그램인 KBS2 ‘해피투게더’가 승승장구할 때 번번히 그 높은 시청률의 벽에 가로막혀있던 MBC는 ‘강호동 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톱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하며 ‘무릎팍도사’는 승승장구했다.호랑이 강호동 앞에서 개인사를 구구절절 읊은 스타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 그러나 강호동의 탈세 논란이 불거지며 그는 잠정은퇴를 선언, 프로그램 역시 자연스럽게 문을 닫았다.
이후 강호동의 복귀와 함께 시작된 ‘무릎팍도사’는 또 한 번 유재석의 ‘해피투게더’와 승부를 벌였다. 강호동이 떠나있던 시간동안 방송가의 환경이 확 달라졌다. 강력한 섭외력을 자랑하던 ‘무릎팍도사’는 강호동과 함께 자리를 비웠던 1년 2개월 사이 SBS ‘힐링캠프’에 ‘1인 토크쇼’ 자리를 넘겨주며 지지부진을 거듭했다. 화제성도 시청률도 잡지 못하자 결국 2013년 8월 막을 내렸다.
이후 MBC는 스타와 일반인의 사연을 재구성하는 콩트 프로그램 ‘스토리쇼 화수분’을 내놨으나, 이 역시 최종회 시청률은 1.8%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개편과 함께 MBC는 절치부심했다. 강호동과 함께 스타와 팬들의 이야기를 담은 ‘별바라기’를 지난해 6월 선보였다. 프로그램 초반 관심은 높았다. 인기 아이돌이 출연하기도, 왕년의 인기스타들이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용물은 전혀 새로울 게 없었다. 이미 알고 있던 스타의 과거사가 반복되고, 그들의 사연을 통해 감동드라마를 써내려 하지만 누군가를 향한 팬심이 불특정다수에게까지 비치지는 않았다. 최종회 시청률은 2.5%였으며, 화제성도 전무했던 프로그램이다.
‘별바라기’ 이후 선보였던 두 프로그램이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진 ‘헬로 이방인’과 현재 방영 중인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다.
‘헬로 이방인’은 지난해 추석 특집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일 당시 무려 7.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정규방송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1.9%로 시작한 프로그램, 2%대를 유지하다 정규 편성 3개월도 되지 않아 폐지됐다. 지난해 방송가를 강타한 외국인 예능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급급했던 프로그램으로, 신흥 예능아이콘 강남을 출연시키고도 캐릭터의 매력을 잡아내지 못하며 부진했다.
길고 긴 목요예능 잔혹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MBC는 현상황도 과거의 연속이다.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현재 저조한 시청률도 모자로 욕설 파문으로 잡음만 커진 상황에서 폐지설까지 새나오고 있다. ‘띠과외’의 경우 애초 참신한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관찰과 리얼리티가 대세인 예능가에서 돌발의 묘미보단 짜여진 틀 안에서의 움직임이 주를 이루는 데다, 저마다의 ‘과외’에 몰입하는 출연자들의 열정까지 공감하기엔 이들에게 할애된 시간이 다소 짧이다. 무려 네 팀이 60분을 나눠쓰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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