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ㆍ강승연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공방’이 결국 법원에서 결판을 짓게 됐다.
LG전자 임원들이 지난해 ‘세계가전박람회(IFA) 2014’에서 삼성의 전시용 세탁기를 일부러 파손했다는 ‘고의성’ 여부에 재판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큰 만큼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최종 결론까지 길면 1년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탁기 고의 파손 변수…獨검찰 불기소 왜?=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주형 부장검사)는 조성진(59)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과 세탁기연구소장 조한기(50) 상무, 홍보담당 전모(55) 전무를 재물손괴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지난 15일 불구속 기소했다.
조 본부장과 조 상무는 지난해 9월 3일 독일 베를린의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과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에 진열돼있던 삼성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3대의 ‘도어 연결부’(힌지)를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매장 폐쇄회로(CC)TV와 삼성전자가 제출한 세탁기 실물을 분석해 이같이 결론내렸다.
반면 같은 두 매장을 조사한 독일 검찰은 “기소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고, 경미한 사안은 형사절차를 배제한다”면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한 로펌 소속 변호사는 “자국의 일이 아니어서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부서진 세탁기 숫자와 CCTV 녹화 화면이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회사는 세탁기 파손의 ‘고의성’을 둘러싸고 5개월여 동안 기싸움을 벌여왔다. 검찰의 중재로 양측 변호인을 통해 한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삼성전자 측은 세탁기 고의 파손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LG전자는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힌지’ 부분이 취약한 것이 사건의 원인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법정공방 얼마나 걸릴까=법원에서도 양측의 합의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이번 사건이 세탁기 세계시장 1ㆍ2위 기업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어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삼성과 수차례 화해를 시도했으나 결국 잘 안됐다”면서 “법정에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측 함윤근 변호사도 “글로벌기업의 사장이 상대 회사 직원들까지 지켜보는 앞에서 고의로 손괴를 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있는지 의문이다.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재정합의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설 연휴 이전에 배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양측의 법정 공방은 오는 23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종 판결까지는 길면 1년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원 관계자는 “불구속 피고인이므로 심리 기간에 제한이 없다”면서 “증인이 거듭 불출석하거나 기술적ㆍ과학적 부분에 대한 증거조사를 이유로 외부 감정까지 이뤄지면 기소후 6개월에서 1년 내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한 변호사는 “감정싸움으로 번진 이번 소송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양사 이미지에 일정 정도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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