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갈 곳 없는 국제 미아가 된 것인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 프리즘(PRISM)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29)이 망명을 신청한 에콰도르로부터도 확답을 받지 못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그가 에콰도르에 입국할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아직 검토하지 않은 문제”라고 한 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무역 관세특혜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며 반발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코레아 대통령은 “스노든은 지금 러시아에 있다”며 에콰도르에 정식 입국하지 않아 망명 요청에 검토 절차를 밟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입장 변화의 배경에는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양국 관계가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는 엄포가 있었다.

에콰도르는 ‘안데스 통상 촉진 및 마약퇴치 법안’(ATPDEA)에 따라 1991년부터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혜택을 누려왔다. 이는 미국의 ‘마약과의 전쟁’에 협력하는 대가로 얻은 것으로 다음달 31일이면 효력이 끝나 미국 의회의 갱신이 필요하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농수산품ㆍ공산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거나 세율을 인하하는 일반특혜관세제도(GSP)의 적용도 받고 있다.

벤트렐 대변인은 “미국은 에콰도르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에콰도르의 전체 무역량 가운데 35%를 차지하고 있다”며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일 경우 경제적인 피해가 뒤따를 수도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에콰도르는 미국이 이를 “새로운 협박 도구”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페르난도 알바라도 소통 장관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누려온 관세 혜택을 “일방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한다”고 선언하기도 했으나, 코레아 대통령은 금세 파트리시오 차베스 러시아 주재 자국 대사가 스노든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환승구역에서 한 번 만났을 뿐, 이후 접촉은 없었다며 한 발 물러섰다.

현재 러시아에 머무르고 있는 스노든은 자신이 희망한 아이슬란드에 이어 에콰도르로의 망명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한 러시아 관리의 말을 인용하며 그의 상황이 “막다른 곳”에 도달했으며 “외교적 외교적 채널과 함께 비공식적으로 스노든의 신병을 확보해 추방하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는 러시아가 진지한 조처를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