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인디게임

- 일반적이지 않은 게임성 바탕으로 어필 - 곳곳에 숨어 있는 반전 요소들이 매력

이 게임들을 만든 사람들은 제정신인가. 또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인가. 나는 제 정신으로 기사를 쓰고 있는가. 심각한 자아 성찰을 하도록 만드는 인디게임들이 있다. 의외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하루에도 수천 회 다운로드 되거나 플레이하는 이들이 있다. 때문에 몇 걸음 양보해서 '이런 매력이 있구나'생각해 보지만 인정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공개된 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인기가 식지 않는다. 정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그러나 명백하게 게임의 형태를 띄고 있는 알 수 없는 장르를 가진 인디게임들을 모아 봤다.

전혀 해피 하지 않은 게임 '해피 휠즈'인터넷 검색창에 해피라고 치면 완성 검색어에 '휠', 이나 '휠스', '휠즈'가 뒤따른다. 찾아 보면 게임 이름이다. 수 많은 브랜드가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마케팅을 하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를 꿰차고 이를 놓지 않는다.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검색 글들을 보면 경이로운 평가가 뒤따른다. '잔인하다', '막장이다', '약 빨고 만들었다'. 비교적 공통된 반응 중 '빵터진다(웃기다)', '재밌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게임은 '바퀴가 달린 탈 것'을 타고 정해진 지점까지 통과하면 클리어 하는 내용이다. 단, 클리어하기 까지 과정이 험난하다. 유저들이 제작한 맵 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함정들로 가득한데, 각 함정들의 패턴을 파악해 끝까지 클리어해 나간다.

▲ 이 게임의 장르는 레이싱이다

게임의 특징을 꼽자면 우선 등장인물이 범상치 않다. 어른이 앞에타고 아이가 뒤에 탄 자전거나, 휠체어를 끄는 노인, 쇼핑 카트를 탄 뚱뚱한 여성 등 의외로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각 캐릭터마다 조작법이 다른데,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 중 하나인 '자전거'는 특정 버튼을 누르면 아이를 자전거 밖으로 던저 버린다. 어른도 자전거에서 탈출해 이동할 수 있다. 단, 탈 것에서 내리는 순간 신체 각 부위를 조작해 움직여야 한다. 팔을 휘두르거나 엉덩이를 조금씩 움직여 이동하는 식이다.

두 번째 특징은 신체가 절단된다는 점이다. 바닥에 붙은 껌딱지를 잘 못 밟으면 발이 떨어져 나가고, 벽에 잘못 부딪히면 팔이 잘리는 식이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게임오버인 상황에 직면해도 게임은 진행된다. 자전거나 몸뚱이 모두 다른 곳에 있고 잘린 몸만 도착하더라도 게임은 클리어 되는 식이다. 이 점을 파고 들어 엽기적인 맵들이 존재한다. 길을 가다가 아이를 던져 특정 목표물에 맞춰야 길이 열린다거나 일부러 아주 좁은 틈을 만들어 자전거를 버린 다음 기어서 클리어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세번째 특징은 리플레이 기능이다. 유저들이 게임을 클리어한 영상들은 서버에 업로드 돼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도록 제작된다. 이 때 컴퓨터가 각 클리어 영상의 기술성, 잔인함, 재미 등을 별점으로 매겨 표시된다. 각 맵 마다 다른 리플레이가 저장돼 있는데, 리플레이 재생횟수가 2만회에서 10만회를 상회한다. 가끔 황당한 방법으로 맵을 클리어하는 유저들이 있어 재생횟수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게임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인기 게임이 된 이유다. 여러모로 어설퍼 보이는 요소들도 알고 보면 철저하게 계산하면서 개발됐다. 개발자인 짐 보나치(Jim bonacci)는 이 게임을 개발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어떤 조건에도 구애 받지 않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점이 인디 게임의 매력이다.

개발자들의 악몽 기록물 'LSD'제목부터 심상찮은 'LSD'는 최근 공포 인디게임의 대명사로 알려지면서 웹 상에서 떠돌고 있는 게임이다. 개발자들이 수년동안 꾼 악몽을 기록해 이를 이어나간 게임이라는 설명만 있을 뿐 세부 정보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 사실 원작은 지난 1998년 플레이스테이션1용으로 개발된 동명의 게임으로, 영화 및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아스믹 에이스 엔터테인먼트가 개발을 담당했다. 일본 유명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가진 흑역사 중 하나인 셈이다. 이 게임은 방향키를 사용한 조작 방식 외에는 다른 그 무엇도 명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맵 상을 탐험하다가 벽에 부딪히면 맵이 바뀐다거나, 특정 캐릭터를 만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언제 어떻게 다른 곳으로 이동할지 알 수 없다.

▲ 맵을 지나치다 보면 괴기스러운 BGM과 함께 갑자기 튀어나오는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게임의 목표는 '악몽'을 탐험하면서 모든 악몽들을 보는 것이다. 이 외에는 마땅히 게임을 설명할 길이 없다. 어떠한 시나리오도 없고, 조건도 명확치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헤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공개 당시에 쓰레기 게임으로 사장됐다. 게임이 빛을 본 것은 역시 BJ들에 의해서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게임이라며 방송하기 시작한 것이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게임인 탓에 마땅한 공략이 없다. 그저 우연하게 목격한 '캐릭터(존재)'들의 스크린샷들만 조금씩 올라올 뿐 더 많은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

사실 게임은 오랜 시간 동안 플레이하기 어렵다. 개발 당시(1998년) 기준으로 봐도 현저히 질이 떨어지는 그래픽에 도무지 플레이 방법을 알 수 없는 게임 특성 때문이다. 특히 일반적이지 않은 원색 계열 컬러가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왠만한 FPS게임들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현기증을 일으킨다. 이를 악 물고 플레이 한 뒤 볼 수 있는 엔딩도 허무한 편. '도무지 정체 모를 게임'이라는 이유 만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이 흥미로울 따름이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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