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 반가운 얼굴들이 줄을 잇고 있다.
90년대 인기 가수들의 컴백 소식이 연일 연예면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것. 최소 3년에서 10년 만에 새 앨범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오는 것이니 오랜 시간 앨범을 준비한 가수나 오랜 만에 옛 스타들을 다시 보게 된 팬들 모두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90년대 1세대 아이돌그룹 HOT의 멤버인 문희준과 핑클의 멤버 옥주현이 각각 3년6개월, 5년여 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각각 예능 프로와 뮤지컬로 대중과 자주 소통을 했다고 하지만 음악으로 팬들과 만났다는 의미는 남다르다.
특히 문희준은 ‘로커’ 이미지를 탈피해 과거 댄스 아이돌다운 면모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신 유행 장르인 ‘덥 스텝’을 선보인 문희준은 새벽까지 노래와 춤 연습을 거듭하며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컴백에 대한 열정은 가수 박혜경도 뒤지지 않았다. 박혜경은 지난 1997년 밴드 ‘더더’로 데뷔해 이후 솔로 가수로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대표적 여성 보컬리스트이다. 그녀 역시 4년 만인 지난 24일 스페셜 앨범 ‘Song Bird’를 발표했다.
지난해 여름 ‘성대기능장애’ 진단을 받고 가수 은퇴까지 고려했을 만큼 육체적ㆍ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박혜경은 응급실에 수차례나 실려가는 상황 속에서도 완성도 높은 앨범을 완성해 냈다.
90년대 중반 ‘어떤가요’로 발라드 열풍을 이끌었던 가수 이정봉의 컴백 소식도 30, 40대 팬들에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7년 전인 2006년 잠시 앨범을 낸 적이 있지만 실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본격적으로 가요계로 돌아온 건 12년 만이다.
그동안 대학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작곡 및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다는 이정봉은 직접 프로듀싱과 작곡, 편곡까지 도맡아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도 과시하고 있다.
1998년 데뷔한 혼성그룹 스페이스에이의 컴백 소식도 들여온다. 이미 이들은 가수 더원의 작년 말 콘서트 무대 게스트로 올라 10년 만에 대중 앞에 섰다. 비록 일부 멤버 교체가 있긴 하지만 10년 만에 인기 혼성그룹이 재결성된다는 점은 놀랍다.
이밖에 배우 겸 가수인 이정현과 ‘룰라’의 채리나, 90년대 문화대통령 서태지의 새 음반 소식도 올 상반기 중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컴백이 과거 7080 때와 다른 점은 ‘추억 팔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 스타일을 이용해 당시 팬층의 향수를 자극하려는 ‘추억 팔기’가 아닌, 30~40대뿐만 아니라 주요 음원 소비층인 10~20대까지 고려한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대중문화 칼럼니스트/dheehong@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