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자신의 죽음조차 알리지 못하는 ‘고독사(孤獨死)’가 늘어나고 있다.

사망 며칠, 몇달 후 시신이 발견되는 참극이 벌어지지만 정부는 속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부산 남부민동의 한 건물 보일러실에서 바닥에 누운 상태로 사망한 A(55) 씨가 발견됐다. A 씨가 숨진 시기는 6년 전인 2006년. 이미 A 씨의 피부조직은 모두 부패해 뼈만 남은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다른 지역에 살던 누나들과도 연락을 주고받지 않고 철저히 고립된 외톨이 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일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혼자 살고 있던 B(64ㆍ여) 씨가 숨진 지 한달 만에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그동안 왕래하는 가족과 친지 없이 혼자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독사 위험이 있는 1인 가구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 453만9000가구에 달해 전체의 25.3%를 차지했다. 2000년 15.5%, 2010년 23.9%에 비해 급속히 늘어난 수치다.

홀로 거주하는 노인도 많아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119만명으로, 이는 2000년 54만명에 비교했을때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고독사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처는 미흡하기 그지 없다. 정부나 지자체의 돌봄을 받는 홀몸노인의 기준이 한정돼 있다. 국내 노인복지법상 노인 기준연령(만 65세 이상)에 한 살이라도 못 미친다거나, 극단적 경제적 궁핍 등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각종 지원에서 소외된다.

변사 관련 통계에 대한 기준도 모호해 정확한 통계치도 없다. 한 해 최소 500여명에서 1000여명이 ‘고독사’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런 가운데 한 지자체가 최근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대구 남구는 ‘고독사 제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50세 이상의 1인 가구를 전수 조사한 뒤 우울증 검사 등 가구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지난 17일 밝힌 바 있다. 다만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다른 지자체에서 노인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인력과 재원이 턱없이 부족해 실효성은 의심이 간다.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돌봄 서비스가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1980년대 이후 ‘고도쿠시’라는 고독사가 급증하자, 지자체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안부를 점검하는 대책을 내놔 큰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고독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 부처간 협의를 통해 현황 파악과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