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삼성과 LG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신들의 기술방식만 고집하던 삼성이 전향적으로 LG쪽 기술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LG에 초기 시장을 내어줄 수 있다는 ‘위기감’과 고객이 원하면 어떤 제품이건 만든다는 ‘고객지향적 체질 변화’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WRGB 방식 OLED 패널 라인 구축을 위해 일부 장비업체들에 구매의향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WRGB 방식은 LG전자가 해온 기술 방식이다. OLED의 기술 방식은 적,녹,청의 삼색 광원을 이용하는 RGB방식과 삼색광원에 흰색 필터를 이용하는 WRGB 방식으로 구분된다. RGB 방식은 원색을 표현하는데 강점이 있어 궁극적으로는 화질이 더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WRGB방식은 상대적으로 제품화와 대형화가 쉽다.
그간 삼성은 RGB 방식을 LG는 WRGB 방식을 고집해왔다. 기술방식이 다르다보니 양사의 수뇌부가 서로 상대방의 기술을 폄훼하는 자존심 싸움도 벌였다. 특히 삼성은 “먼저 출시하는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면서 WRBG 방식을 채용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이 패널 수율 문제로 OLED TV 출시를 머뭇거리는 사이, LG가 연초 세계 최초로 55인치 대형 OLED TV의 출시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다소 변했다. 올해 들어서는 삼성쪽 경영진이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모두 받아들인다”는 멘트를 하면서 WRGB 방식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삼성이 자존심을 버리고 WRGB 방식 도입에 나선 데에는 우선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OLED TV 시장 자체는 아직 미미하지만 자칫 RGB방식 제품의 출시가 더 늦어졌다가는 ‘OLED = LG’가 공식화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하는 상황이 조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CE(소비자가전) 사업부가 최근들어 “정말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자”는 쪽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점도 포인트다. 출시일이나 제품두께, 기술방식과 같은 지엽적인 경쟁보다는 디자인과 편의성, 브랜드 가치를 높여 “소비자의 구매욕을 실제로 자극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을 우선적으로 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2분기 중 본격적으로 WRGB관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고 삼성이 RGB 방식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일반 OLED TV 제품에는 WRGB방식을 프리미엄 제품에는 RGB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는 게 내외부의 관측이다. 일본의 샤프와 약 12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맺은 배경에도, 단순히 대형 LCD 패널을 공급받는 것 외에 RGB 방식의 OLED TV 양산을 앞당기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다. 샤프가 가진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Oxide TFT)’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제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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