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 간 가수 역할에 충실했다면, 이제는 프로듀서로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후배 양성에 힘쓸 생각이다. 솔로가수로는 록, 힙합, 재즈 등 안해 본 장르에 도전하고, 공연 위주로 활동할 계획이다. 중국, 일본 진출도 추진한다.”
1999년 아이돌그룹 god로 데뷔한 가수 김태우(32)가 내년 1월 데뷔 15주년을 맞는다. 김태우는 2006년 솔로 선언 후 기획사 소울샵엔터테인먼트(이하 소울샵)를 설립했다. 2009년 9월 ‘사랑비’가 대히트를 치면서 솔로 가수로 입지를 다졌고, 2011년 말에는 소울샵의 법인 등록을 마치고 결혼해 딸을 얻었다. 올 7월에는 둘째가 태어난다.
이런 변화때문인지 김태우는 지난 달 사랑 이야기가 가득 담긴 미니앨범 ‘T-LOVE(티 러브)’를 발매했다. 최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소울샵 본사에서 만난 김태우는 솔로가수와 프로듀서에 집중한 ‘제2의 인생’과 가요계의 답답한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그는 “god를 끝내면서 과연 내가 음악적으로 인정을 받아 혼자 노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스스로 의문점을 가졌는데, ‘사랑비’를 통해 계속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점이 제 인생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김태우는 “한국은 음악을 오래 하기가 매우 힘든 나라”라며 속사포처럼 말을 이어갔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미디어가 가장 발달한 나라라는 점과 유통사들의 독점적인 구조가 그 원인이라는 것.
“음악은 여유를 갖고 즐겨야하는데, 우리나라는 곡을 받아들이고 잊혀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1~2주 만에 히트곡이 바뀐다. 디지털 음원 발달로 음악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신곡이 나오다보니 공급만 많아졌다. 지난 달 제 미니앨범을 내고 8일 만에 새 앨범이 36장이나 나왔더라. 훌륭한 가수 선배들이 앨범을 내도 묻혀 버리는 것이 한국 가요계 현실이다.”
예술의 결과물이 자금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실도 여전히 고민스럽다고 했다. 음악사이트 멜론의 ‘추천’에 신곡을 걸면, 음원차트 순위가 10위 이상 올라가는 잘못된 현실도 꼬집었다.
“‘추천’에 곡을 걸 수 있는 곳은 메이저급 회사 10여곳이 채 안된다. 결국 한국의 음악시장은 메이저 회사 소속 가수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김태우는 이번 앨범 ‘T-LOVE(티 러브)’를 낼 때, 처음엔 “어떻게 하면 1등을 하는 노래를 만들까”를 고민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조언을 결국 받아들였다고 했다.
“미국은 한 곡만 히트를 치면 몇백억을 벌 수 있는 구조이지만, 한국 시장은 초대박을 터뜨려도 고작 10억원을 번다. ‘사랑비’도 그렇고, 지난해 대히트를 친 ‘벚꽂엔딩’도 10억원 정도 번 것으로 안다. 대개 음원 한 곡이 히트를 치면, 잘해야 4억원을 벌고, 흐지부지 망해도 1억원 넘게 버는 것이 가요계 현실인데, 2~3억원 차이때문에 내 음악적 색깔까지 잃어버리면 손해 아니냐.”
김태우는 지난 15년을 밑거름으로 앞으로의 15년엔 더 나은 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200석짜리 소규모 공연을 시작으로 15년 간 내공을 쌓아 올 6월 5만석 규모의 서울 잠실주경기장에 입성하는 이문세처럼 공연에 집중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했다.
또 소울샵은 당장 대박 스타를 내진 못해도 오랫동안 음악을 함께 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회사로 키워낼 생각이다. 프로듀서로서 김태우는 올 상반기 중 메건리 데뷔를 시작으로 남녀 솔로 및 아이돌 그룹을 순차적으로 데뷔시킬 계획이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사진제공=소울샵엔터테인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