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최민식(51)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로 흥행을 일구며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올해의 영화상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더니, 지난달 21일 개봉한 ‘신세계’로 다시 한번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최민식이 황정민, 이정재와 주연한 ‘신세계’(감독 박훈정)는 2주 연속 주말 흥행순위 1위를 이어가며 4일까지 26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제 실제 모습은 ‘올드보이’의 감금 전 ‘오대수’의 모습, 극중에서 ‘오늘도 대충 수습하며 산다’고 스스로를 조롱하는 인물과 비슷해요. 하자 투성이에 우유부단한 사람이죠. ‘애프터서비스’ 견적이 많이 나올걸요. 술 한잔 마시고 시덥잖은 농담이나 하면서 그렇게 사는 거지요.”
말끝마다 ‘흐흐’라고 덧붙이는 웃음이 영락없이 객쩍은 수작이나 하는 ‘옆집 아저씨’ 같지만, 카메라만 일단 돌아가면 180도 달라진다. ‘신세계’에선 부하경관(이정재 분)을 정보원 삼아 폭력조직 멤버로 신분을 위장시켜 들여 보낸 후 배후조종하는 경찰과장 역할을 맡았다. 범죄조직을 손아귀에 넣기 위해 용의주도한 작전을 펴는, 피도 눈물도 없는 경찰 간부 역할이다. 감독과 작품을 고르는 눈도 철저하다. ‘신세계’는 감독으로선 아직 ‘신인’에 불과하고, 첫 연출작(‘혈투’)의 흥행실패를 겪었지만 쉽게 타협않고 자기 노선을 분명히 드러낸 박훈정 감독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무조건 ‘최고’로 뽑자, 나하고 황정민하고 좌우 날개가 되고, 이정재가 ‘포스트’(맨앞)를 맡으면 되겠다”고 캐스팅에도 적극 나서 파국을 향해 가는 세 남자의 이야기가 완성됐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130208 최민식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130208 최민식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130208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차기작을 준비 중이었다.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하는 ‘명량:회오리바다’.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았으며 상대 일본 장수는 류승룡이 연기한다.
“‘난중일기’를 읽었습니다. 이제까지 영웅으로서의 이순신은 많이 봐 왔지만 이번 작품에선 ‘난중일기’에 가장 충실하게 인물을 그려낼 겁니다. 배 12척으로 거대한 승리를 일군, 세계 해전사에도 길이 남을 장수이지만, 그 뒤에는 인간적인 고뇌와 이루 말할 수 없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몸이 약해져 토사곽란을 앓고, 때로는 시기와 모함을 받고 인간적인 모멸감에 분을 삭이지 못하는 이면의 모습까지 보여주려고 합니다. ”
연기경력이 희끗한 머리로 보기좋게 내려앉은 최민식. 한석규, 송강호, 설경구, 김윤석, 류승룡 등으로 흥행스타 계보를 이어가고 하정우, 송중기, 이제훈 등 젊은 세대의 기운을 받으며 2000년대 이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한국영화에서 주연급 스타로는 가장 먼저 오십고개를 넘긴 ‘형님’뻘이다. 그와함께 한국영화는 ‘연륜’을 더해가고 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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