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오는 13일 KT를 마지막으로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종료를 앞두고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한 불법 사기성 TM(텔레마케팅)이 난무하고 있다.

경쟁사 고객을 유인한다는 명분으로 고액의 보조금에 남은 할부금 대납, 요금제 선택 가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사기로 드러났던 지난해 씨티모바일 사건의 재연이 우려된다.

지난달 27일 김모 씨는 A이통사 콜센터라는 곳에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사로 번호를 이동하면 갤럭시 노트2에 50만원의 기기값을 제공하고 대형마트 모바일 상품권 7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LTE 62요금제를 3개월만 유지하는 조건으로 이후에는 고객 마음대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머뭇거리자 상담사는 현금으로 27만원을 추가로 지급해 주겠다며 번호이동을 유도했다. 출고가 108만원인 단말기에 보조금, 상품권, 현금까지 총 147만원을 지급해 준다는 말에 김씨는 미심쩍어 그냥 전화를 끊었지만 찜찜한 마음은 지울 수 없었다.

지난달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난타전을 벌였다. 1월31~2월21일까지 영업을 정지한 SK텔레콤은 무려 24만8000여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지난 1월7~30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LG유플러스는 16만여명의 고객을 빼았겼다. 특히 지난달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도 4만1500여건으로 방통위의 시장 과열 판단 기준인 2만4000건을 크게 웃돌았다.

경쟁사 영업정지 기간 중 번호이동을 통한 고객 쟁탈전이 극에 달한 가운데 대리점들의 불법 사기성 TM에 대해 이통사와 방통위가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며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무리한 영업할당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식의 보조금 등 지급은 있을 수 없는 불법 TM이며 개인정보유출 및 통신사기의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씨티모바일이란 업체는 번호이동 고객을 대상으로 한정특판행사를 한다며 파격적인 조건의 TM을 남발했지만 약정, 무료, 대납 등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취를 감춰 파악된 피해자만 1000여명에 피해액은 50억여원에 달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