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울산) 기자] 잇따르는 유독가스 누출사고로 울산시민들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근본적 대책을 요구했으며, 환경청은 위법사항을 철저히 조사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오전 10시10분께 삼성정밀화학 전해공장에서 염소가스 약 4㎏이 50분가량 누출돼 회사 근로자 2명과 인근 회사 근로자 4명 등 6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염소가스는 총 4㎏가량이 약 50분간 누출됐으나 다행히 공장지역 밖으로 퍼지지는 않아 2차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 6일 정전으로 다이메틸아민 유출에 이어, 9일만인 14일 또다시 염소가스 누출사고를 일으킨 셈이어서 낙동강환경유역청이 15일 환경관련법 위반여부를 세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사고 직후 사고지점과 주변 등에 대해 3차례 현장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오후 3시30분께 시행한 1차 측정에서는 염소가스 농도가 최대 0.12ppm이 검출돼 허용농도기준(TWA)인 0.5ppm을 밑돌았다. 오후 7시와 9시30분께 실시한 2, 3차 측정에서는 염소가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환경청은 사고 직후 현장에서 측정한 오염도는 기준치 이하로 나왔지만, 이와는 별도로 환경법 위반 관련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강력히 조치할 방침이다.
울산지역 유해가스 누출사고는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달 6일에는 같은 회사에서 정전으로 다이메틸아민이 소량 누출돼 바람을 타고 날아가 인근 삼산동 주민들이 악취에 시달렸다.
지난 2월20일에도 남구에 위치한 효성 용연2공장에서 초산이 누출됐으며, 지난해 10월3일에는 ㈜후성에서 삼불화질소가 누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3도 화상을 입고, 36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폭발ㆍ화재사고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15일 울산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폭발ㆍ화재사고는 지난해 34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으며, 총 8억8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최근 5년간 울산국가산업단지에서는 188건의 사고로 42명(사망 4명ㆍ부상 38명)의 사상자와 39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울산소방본부는 집계했다.
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한 울산지역의 위험물질 취급량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의하면 울산의 연간 위험물질(화약류, 고압가스, 독물류, 유독물 등) 취급량은 1억602만t으로 전국의 29.1%를 차지하고 있다. 유독ㆍ화학물질 취급시설이 밀집한 울산에서 사고가 잇따르자 주민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최태훈(44)씨는 “인근에 대형 공장들이 많아 이런 소식만들리면 불안하기 짝이없다”며 “해마다 반복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관련기관이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실장은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시설은 이미 노후화했기 때문에 각종 사고가 일상화될 우려가 크다”며 “단발성 점검보다 지자체, 소방본부, 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이 합동으로 전체적인 현황 조사를 벌이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4일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울산시는 시설개선 명령을 내리는 등 발빠른 사태수습 및 재발방지에 들어갔다. 울산시의 시설개선(보수) 명령에 따라 정기 및 수시검사, 사용정지명령 등 전체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는 15일부터 정밀진단에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