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올 뉴 카렌스’1.7 디젤

기아자동차가 구형 카렌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44%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로 생각했다. 카니발, 쏘렌토, 스포티지와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기아차는 세단 같은 편안함과 세련된 스타일을 갖추면서도 SUV의 넉넉한 공간 활용성을 모두 챙긴 진정한 가족용 차량 개발에 나섰다. 고객들의 가족 중심 가치 소비 트렌드에 맞춰 주중엔 출퇴근에 쓰고, 주말엔 어린 자녀들을 태우고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만들어낸 차량이 7년 만에 돌아온 ‘올 뉴 카렌스’이다.

먼저 외관부터 확 달라졌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인 호랑이코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고, 차체가 날씬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작아졌다. 실제 구형 카렌스에 비해 길이(전장) 20㎜, 좌우 폭(전폭) 15㎜, 높이(전고) 40㎜가 줄었다. 지붕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전고후저 형태. 하지만 실제 차량의 내부 크기를 좌우하는 축거(앞뒤 바퀴 축간 거리)가 50㎜ 늘어나면서 내부 공간은 커졌다. 특히 시트 2열에 슬라이딩ㆍ리클라이닝(등받이 앞뒤 조절) 기능이 들어갔고, 2열과 3열을 접을 경우 1643ℓ의 트렁크 공간이 나올 정도로 공간 활용도가 높아졌다.

올 뉴 카렌스(1.7 디젤 프리미엄) 시승은 지난 3일 경주 보문단지에서 포항 호미곶까지 도심과 고속구간을 오가는 150㎞ 코스에서 이뤄졌다. 차에 오르자마자 4.3인치 컬러 TFT-LCD로 이뤄진 클러스터, 그 옆 8인치 내비게이션 등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기아차에서 나온 신형 세단의 모습을 빼닮았다. 시동을 걸자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리가 들려왔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스티어링휠은 부드러웠고 특히 저속에서의 코너링이 우수했다.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차는 별다른 변속 충격 없이 어느새 시속 100㎞를 찍었다. 기아차는 최근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춰 연비와 경량화를 고려한 1.7 디젤엔진과 2.0 LPI 엔진을 올 뉴 카렌스에 적용했다.

디젤엔진 시승차의 경우 거침없이 치고 나갈 정도의 탄력적인 가속력은 아니었지만 출력 140마력으로 일반도로 주행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 정숙성도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 기아차는 이번에 밀착형 엔진커버, 플로어 패널 제진재 면적 증대, 엔진룸 흡차음제, 필라부 발포 패드 등을 써 소음, 진동을 크게 개선했다.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는 대향형 와이퍼는 다소 낯설었지만 차량 앞유리에 닿는 면적이 커 시야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됐다.

올 뉴 카렌스는 수동 선(sun) 커튼, 통풍시트를 비롯해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주차조향보조시스템, 1열 통풍시트 등 중형차 이상의 편의사양이 대거 들어갔다. 기아차 측은 6개의 에어백을 기본으로 차량의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VSM(차세대 VDC),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등도 적용해 자체 조사에서 강화된 KNCAP 기준으로도 1등급의 안전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열 바닥과 트렁크 바닥을 비롯해 차량 곳곳에 비치된 별도의 수납공간도 활용도가 높았다.

다만 차량 구매 시점이 점차 빨라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유아가 있는 30대 가장이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구입하기엔 다소 작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주=김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