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가정서도 퓨전음식 열풍 된장찌개 대신 토르티야 피자 토르티야 판매량 72.5% 급증 자연치즈·생허브 응용도 늘어

주부 이모(31) 씨는 퇴근 후 변변찮은 반찬이 없으면 ‘토르티야(tortilla) 피자’로 저녁을 해결한다. 토르티야 위에 토마토소스를 바르고 참치나 햄, 피자치즈를 올린 후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그럴 듯한 별미가 된다.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에도 좋고, 간식으로도 종종 애용한다. 카레를 할 때에는 밥 외에도 냉동실에 넣어둔 난(인도식 빵)을 꺼내 구워 곁들이기도 한다.

구수한 된장찌개와 김치 등 밑반찬으로 대표됐던 ‘집밥’이 바뀌고 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퓨전화’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접하며 길들여진 입맛이 집밥에도 다국적 음식 문화를 불러온 것이다.

주부들의 장바구니를 들여다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달 토르티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5%나 올랐다. 토르티야는 옥수수가루를 반죽해 빚은 얇고 넓적한 빵으로, 남미에서 주로 먹는 음식이다. 최근 퀘사디아 등 토르티야를 이용한 외식업체의 메뉴가 널리 알려지면서 집에서도 토르티야를 이용해 요리를 해먹는 가정이 늘어,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토르티야의 인기는 야식을 소개하는 한 TV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토르티야로 피자, 퀘사디아 등을 간편하게 만드는 모습을 접하면서 호기심이 생긴 이들이 토르티야를 찾는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외식 메뉴를 집에서 응용하려는 가정이 늘면서 자연치즈, 생허브 등 이색 식자재 매출이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는 이달 자연치즈 매출이 지난해보다 64.1%나 늘었다. 자연치즈는 100% 원유를 자연 상태에서 응고시키거나 저열 처리하면서 응고시킨 것, 또는 젖산균 곰팡이를 넣어 발효시킨 치즈다. 기존 가공치즈에 익숙해져 있던 입맛이 다양한 외식메뉴를 경험하면서 자연치즈로 그 수요가 확대된 것이다.

이마트에서는 로즈마리, 바질 등의 허브 생잎을 소규모 포장해 신선 야채 코너에서 판매하고 있다. 허브는 대부분 말려서 곱게 빻은 상태로 판매해왔다. 허브를 자주 사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보관이 편리한 건조상태의 제품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집에서 신선한 허브를 이용해 요리를 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생 허브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이마트에서 올해 로즈마리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9.3%나 신장했다. 쌀국수 등의 요리에서 독특한 향을 내는 고수 판매도 19.8%나 늘었다.

집밥의 변신을 보는 식품 업체들은 기존 자사 제품을 퓨전식으로 응용할 수 있는 메뉴를 보급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CJ더키친’이란 웹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서 다양한 퓨전식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즉석 양념인 ‘다담 된장찌개 양념’으로 홍합스튜나 펜네파스타를 만드는 식이다.

전통 장류와 발효식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샘표도 퓨전식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장류를 된장찌개, 해물탕 같은 전통적인 한식에만 활용하면 젊은 소비자층을 넓히거나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샘표는 자사의 음식문화연구소인 지미원에서 간장스파게티 등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고, 이를 쿠킹클래스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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