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청와대는 안전을 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원장에 노대래<사진> 전 방위사업청장을 내정했다. 한만수 전 내정자가 탈세 의혹이 불거지며 후보자에서 사퇴한 지 닷새 만에 나온 인사다.
어차피 늦어진 인사이다 보니 새 정부 입장에서는 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직후부터 빨리 조직을 장악하기를 바라는 상황. 노 후보자는 자신만만해한다. 이미 공정위의 실ㆍ국장들은 물론 주요 과장까지도 친숙하게 안면을 터놓은 상태다. 공정위가 지난 1994년 경제기획원에서 분리돼 나오기 전까지는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후배들(행시 36회 안팎)이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추진하는 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축인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기업의 협력 업체들에 대한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까지 포함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공정위 실무진보다 전문가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맡아 각종 경제위기 극복책과 일자리 대책 등을 짜면서 부처 간 의견을 조율하는 등 정책 조정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경험은 입법 과제가 최대 주요 업무인 공정위원장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다. 주변도 깨끗하다. 노 후보자는 지난 3월 공직자 재산 공개를 통해 10억원 상당의 주택과 4억원 규모의 예금 등 15억26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후보자 본인과 아들 모두 병역을 마쳤다.
다만 지난해 11월 방위사업청장 시절 ‘K2 전차’의 핵심 부품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감사원의 주의 조치를 받았던 것과 중소기업에만 허용됐던 군납 분야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겠다고 발언한 점 등이 국회 청문회에서 대비해야 할 부분들로 꼽힌다.
현 정부의 인사 난맥의 대표 사례가 돼 버린 공정위원장 인사. 이제 시기상 더 물러설 여유가 없어졌다. 하지만 관가에서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인사 카드가 아닌 최상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더 많다.
윤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