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는 관내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를 마치 구청 실시하는 것처럼 홍보해 비난을 사고 있다.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구청장 성과 챙기기에 급급해 무리한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용산구는 15일, 오는 19일 용산시장 일대에서 ‘용문 문화의 거리 축제’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구는 보도자료에서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5월 19일(일) 12시부터 지역 주민과 시장 상인,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용문 문화의 거리 축제’를 연다”고 적었다. 이어 자료 중간부분에 “2012년 하반기부터 주민과 예술가들이 만나 일상적인 시장 문화 거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기재하는 등 자체적으로 사업을 기획ㆍ추진하는 것으로 포장했다.

하지만 이 축제는 관내 주민 3명의 주도로 시작돼 우리마을예술학교에서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사업으로 확인됐다. 우리마을예술학교가 기획부터 진행까지 자체적으로 추진해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에 공모,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사업인 것으로 용산구청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셈이다.

행사를 주최하는 우리마을예술학교 관계자는 “주민들끼리 힘을 모아 따낸 사업으로 용산구에서는 1원 한푼 지원받은 것이 없다. 단지 용산구는 서울시가 주는 교부금을 전달해주는 역할밖에 하지 않았다”면서 “교묘하게 주어는 모두 생략해 마치 용산구가 행사를 주최하는 것처럼 홍보했다”며 분개했다.

더욱이 주최 측이 항의하자 담당과인 용산구 자치행정과는 “아무 문제가 없는 보도자료”라면서 “원래 보도자료는 이런 식으로 쓰는 거다”며 되레 큰소리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책임자인 서동기 용산구 자치행정과장은 “어디에도 용산구가 ‘주최’한다는 표현은 없다. 관내에서 열리는 행사란 뜻인데 왜 오해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을공동체 사업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이라 구에서도 엄청나게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마을공동체사업 전반에 대한 홍보도 따지고 보면 이 축제에 도움을 준 것 아니냐. 교부금도 구청장 이름으로 나가는 만큼 역할을 한 거다”며 궤변을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과도한 성과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마을공동체사업이 박 시장 역점사업이라 이쪽 분야 사업은 다른 사업보다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면서 “내년 선거를 앞두고 구청장이 성과 만들기에 나선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서울시 지원을 받는 만큼 구청의 입장에서도 관련 성과를 하나라도 더 챙기려고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주최 측은 구청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올리는 한편, 공식적인 민원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