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현재 대한민국 산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꼽는 것을 주저할 사람은 많지 않다.
과거에도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었지만, 오늘날의 삼성전자는 20년전, 10년전의 삼성전자와는 완전히 다른 기업이다. 메모리ㆍ시스템 반도체부터 TV 가전,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테크산업 전반을 장악하면서 분기에만 10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는 ‘초일류기업’이 됐다. 국내외의 예상대로 세계 전자산업에서 삼성전자의 독주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세계에서 이익을 가장 많이 낸 회사’를 가져보는 경험을 조만간 하게 될 수도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질주의 원동력을 여전히 이건희 회장에게서 찿는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낸 비범한 조직’이라는 삼성전자가 위기의 순간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찿을 수 있었던 데에는 이회장의 시대변화를 읽는 눈과 안주하지 않는 위기의식, 추진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이 회장의 영향력은 이제 삼성그룹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의 낡은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혁가’, ‘파괴자’로써의 이 회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이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삼성은 물론 대한민국 산업계의 성장 패러다임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듯이, 최근들어 이회장이 주문하고 있는 하고 있는 혁신과 창의, 상생의 바람이 우리 사회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더불어 재계 맡형으로서 여전히 산업계의 리더역할을 하고 있다.
‘냉장고에 바퀴를 달았다’는 조롱을 딛고 불과 10년 만에 국내 자동차 산업을 글로벌 5위의 주요 산업으로 끌어 올렸다.
품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뚝심 경영으로 불리는 그의 강력한 리더십, 혁신 경영과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낸 것이다. 실제 지난 1998년 각계의 ‘동반부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를 결정하고, 2005년 부터 ‘연구개발 제일주의’를 빼들어 연비와 기술 수준을 끌어올렸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을 때에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구매 후 1년 내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현대ㆍ기아차의 도약을 일궈냈다.
지난 2011년 결정한 과감한 중국 투자도 최근 현대ㆍ기아차의 중국 기반 글로벌 성장 정책의 밑걸음이 됐다. 지난해에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유럽 시장이 주춤하자 직접 유럽으로 달려가 “위기의 진원지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독려, 글로벌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나홀로 성장을 일궈냈다.
또 최근에는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2016년 상반기까지 3500명의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광고와 물류 부문에서 이노션과 현대글로비스의 물량을 중소기업에 개방하도록 결정했다.
이제 정 회장은 앞으로의 화두로 ‘품질 통한 브랜드 혁신’을 제시했다.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에 걸맞는 브랜드를 정립하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고, 그 온기가 국내 산업 전반에 고루 확산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업계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여전히 우리 산업계를 이끄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하던 LG그룹은 지난해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불황과 신흥국들의 경기 둔화의 와중에도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잇다른 혁신과 선도제품 출시에 성공하면서 오히려 턴 어라운드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중심에는 시장선도와 혁신, 성과보상, 융합형 R&D 추구 등 새로운 ‘LG웨이’를 끊임없이 강조한 구 회장의 드라이브가 있었다. 구회장은 최근들어 준법과 안전 상생없는 성과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그룹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강조하고 있다.
김대연ㆍ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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