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한국과 일본 당국은 양국 중앙은행간 체결한 30억 달러 규모의 원ㆍ엔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24일 “통화스와프 계약이 2013년 7월 3일 만료됨에 따라 이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장 종료에는 계약 규모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약3200억 달러)의 1% 수준에 밖에 달하지 않고, 달러보다 비교적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엔화 맞교환 계약이란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정부나 한은은 스와프 연장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이었던 게 사실이다. 독도 등 외교문제도 아직 온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일본의 엔저(低) 정책으로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먼저 ‘아쉬운 소리’하지 않겠다는 점에서였다. 또 과거에 비해 외채구조,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등 경제 기초 체질이 탄탄해졌다는 자신감에도 반영됐다. 여기에 정부가 다음달 중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일본 등 주요국에게 우회적인 압박을 가할 계획을 갖고 있던 시점에서 연장을 요청하는 모양새가 애매한 면이 있었단 관측도 제기된다.

이로써 한ㆍ중ㆍ일 3국가 동남아시아 국가간에 합의한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통화스와프 100억 달러만 두 나라 사이에 남게 된다. 양국이 독립적으로 맺은 통화스와프는 사라진 셈이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채권을 매입해 돈을 푸는 것) 축소일정 선언으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그마나 있던 금융안전망마저 포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양국은 지난 2011년 130억달러 수준이었던 통화스와프 규모를 700억 달러로 늘렸지만,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양국관계에 냉기가 흐르며 130억 달러로 도로 줄었고, 몇 개월 만에 재차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