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각 추진여파 200억 손실 24일 매도자 실사…신중론 부상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매각 논란에 휩싸였다. KAI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는 지난 18일 주주협의회에 매각 의견 공문을 발송하며 본격적인 KAI 매각 재추진에 돌입했다. 공사는 주주사의 의견을 토대로 24일 매도자 실사에 착수한다. 7월 매각공고를 내고 예비입찰을 마친 후 9월께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늦어도 10~11월께 KAI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KAI 측도 공사의 신속한 재매각 추진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도 거세다. 의견수렴 없는 일방적인 추진이라는 의견이다. 정치권에서도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7일 정기국회에서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에게 “KAI 매각과 관련해 항공산업의 사기업화 문제, 특혜 시비 등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재매각을 위해 정치권과 사측, 노조, 지역, 시민단체 등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시기와 방법을 정한 후 매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매각이 추진되기도 전에 이른바 ‘신중론’이 부상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는 지난해 불발된 두 차례의 매각으로 KAI가 담당하고 있는 국책사업 및 국내 전투기 해외수출 등이 큰 차질을 빚으며 대규모 손실을 낳았기 때문.
대표적인 예가 국내 첫 기동형 헬기 수리온이다. 수리온 개발 및 제작을 담당한 KAI는 당초 지난해 6월 납품 예정이었지만 매각 논란으로 이에 반대하던 직원이 항의 시위 등에 참여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어 결국 약 6개월 늦어진 12월부터 납품이 시작됐다. 늦어진 생산일정을 맞추기 위해 인력도 추가 배치했다. 이런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이 현재까지만 약 200억원에 달한다.
KAI가 개발한 국내 최초 초음속 경공격기 FA-50의 해외수출 지연도 또다른 예다. 올해 1월 필리핀 대통령궁은 공군력 증강을 위해 FA-50 12대를 도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초 이 중 2대를 상반기 내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아직 계약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필리핀 현지 사정도 있었지만 지난해 KAI 매각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조직 내부 업무가 매각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수출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불가능했다.
KAI 관계자는 “회사의 상황이 불안정하다보니 해외 고객도 이와 관련한 문의를 많이 해온다. 매각이 가시화하면 현재 진행 중인 수출 계약도 더 늦어질 수 있다. 주인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가 계약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털어놨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해 두 차례 KAI의 공개매각을 시도했지만 두 개 이상의 투자자가 참여해야 하는 ‘유효경쟁 조건’이 성립되지 않아 무산됐다. 첫 번째 공개입찰에는 대한항공이, 두 번째 매각에서는 현대중공업만 참여해 유찰됐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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