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 고집 하외구 대표 “최고 성능에 합리적인 가격이 비결”
“부품 생산과 완제품 조립, 모두 국내에서 합니다. 한국에서 원가쟁쟁력을 갖춰야 세계적인 명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주방가전업체 리큅(l’ Equip)의 하외구(50) 대표는 해외영업으로 잔뼈가 굵었다. 1998년 창업 이전까지 10여년간 한 중견 자동차부품업체에서 세일즈를 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그가 ‘국내제조’를 고집하는 이유다.
리큅은 블렌더로 북미시장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업체. 2000년 무렵 미국 파트너업체에 블렌더를 OEM이 아닌 리큅 자체상표로 공급했다.
2001년 국내에서도 TV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내놓으며 이후 2년동안 70여만대를 판매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스무디 열풍이 불면서 블렌더는 가정의 필수품목이 되고 있다.
2006년에는 미국에서 리큅의 블렌더는 13위를 차지하며, 독일 브라운보다 더 인지도가 높아졌다. 2008년과 2009년에는 미 컨슈머리포트지 선정 소비자 선호도 연속 3위에 오르기도.
이런 성공 비결은 블렌더의 품질과 가격. 하 대표는 “강력한 모터만 단다고 잘 갈리는 게 아니다”며 “모터와 컵 연결부위의 밀착성과 작동성이 좋아야 하고 부드럽게 잘 갈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런 게 기술력의 차이”라고 소개했다. 가격은 39만원(미국 50만원) 정도로 동급 제품에 비해 훨씬 저렴한 편이다.
리큅은 북미시장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유럽시장에 혼자 힘으로 진출했다. 파트너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최근까지 독일, 프랑스 등의 바이어 발굴에 성공했다.
리큅은 이어 식품건조기 분야에도 진출, 시장을 키워가는 중이다. 육류나 채소를 말려서 저장하는 북미지역 문화에 착안한 것이다.
2004년 국내 시판에 나섰으며, 현재 80%를 웃도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웰빙분위기로 채소나 고기를 자기 손으로 직접 말려서 먹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리큅의 성공에 자극받은 생활가전 업체들이 너도나도 중국산 식품건조기를 수입해다 팔고 있다. 식품건조기 판매 10곳 중 1, 2곳 빼고는 모두 수입제품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100억원대로 작은 편. 리큅은 국내에서 웰빙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농촌도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최근 여름내내 이어지는 집중호우로 인해 고추파동이 심심찮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리큅은 기존 제품보다 건조시간을 30% 단축시킨 식품건조기 신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고추 건조시간이 4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리큅은 고기를 숙성시켜 육즙이 살아 있는 요리를 가능케 해주는 신제품 ‘수비드’도 올해 내놓는다. 이 장치는 이미 타임(Time) 지가 ‘2030년 기대되는 제품’ 중의 하나로 예상했다.
하 대표는 “단기적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고객과 오랫동안 같이 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 그것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자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리큅은 지난해 매출액 22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80%가량 성장했다. 올해 30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문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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