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수익률 부진과 연이은 적자로 ‘수난시대’를 보내고 있다. 반면 국내 토종 대형운용사들은 견조한 수익률로 해외 운용사와 대조를 이뤘다.

11일 헤럴드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순자산 300억원 이상 운용사들의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베어링자산운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 운용사들이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델리티와 JP모간 자산운용의 경우 각각 -4.24%, -5.64% 수익률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와 대조적으로 수익률 상위권은 국내 운용사들이 휩쓸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연초 이후 9.6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고 에셋플러스(7.52%)ㆍ신영(6.78)ㆍKB(5.48%) 자산운용이 2~4위로 뒤를 이었다. 외국계에서는 베어링운용이 1.23%로 5위를 기록했을 뿐 다른 운용사들은 순위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과거 뛰어난 실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한 침체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2년 자산운용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적자를 기록한 자산운용사 28곳 가운데 8곳이 외국계였다.

한국시장 철수를 밝힌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163억원으로 적자폭이 가장 컸다. 도이치자산운용은 51억원, 프랭클린템플턴은 19억원의 손실을 각각 냈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국내에서 고전하는 이유로는 우선 판매상품 부족이 꼽힌다. 대다수 외국계 운용사들은 해외에서 운용되는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를 주로 내놓고 있다. 최근엔 해외채권펀드ㆍ해외주식펀드ㆍ인컴펀드 등의 재간접펀드를 선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판매처 확보가 쉽지 않은 점도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자산운용사는 계열 은행 등 판매처가 확보돼 있지만 외국계는 그렇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약세가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계 운용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많다 보니 최근 대형주가 빠지는 상황에서 수익률이 다소 저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