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요즘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각종 센서와 ECU(Electronic Control Unit: 자동차의 전자제어장치) 국산화에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오후 4시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법학관 2층 대강당. 엔지니어 출신 답게 외부 활동 보다는 경영에만 집중하는 전호석(61) 현대모비스 사장이 기계공학 등 공학계열을 전공하는 대학생, 대학원생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약 220석의 대강당은 자리가 대부분 찼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가 주최한 자발적 재능기부 형태의 ‘CTO 기술경영 특강’인 만큼 그도 이날 만큼은 강사로 나선 것이다.
전 사장은 최근 지능형 자동차와 관련한 센서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특히 강조했다. 그는 “제가 고등학생 때 ‘전격 Z 작전’이라는 무인 자동차가 있었는데 혹시 아느냐. 당시에는 만화 같았지만 점차 그런 시대에 가까워 지고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제는 운전자가 운전에서 벗어나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사장은 자동차가 더 이상 ‘자산’이 아니라 ‘스마트한 리빙 공간’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문제는 무인 자동차 같은 똑똑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국내 기술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전 사장은 “2년 전 기술이 필요해서 독일에 갔었다.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2등 업체를 방문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며 “직원이 2만명인데 연구소 인원이 1만명이고 그 중에 5000명이 PHD(박사) 더라. 독일이 그렇게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무인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차량용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 글로벌 센서 시장은 독일의 보쉬와 콘티넨탈이 주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작년에 세계 100대 부품업체(오토모티브뉴스 선정, 2011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매출액 기준) 가운데 8위에 오를 정도로 최근 급성장 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이 전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국산화가 안되면 애로가 많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전력투구로 하고 있는 만큼 2015년께는 (국산화가)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부품 국산화가 절실한 이유에는 기술 독립이라는 명분 이외에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도 들어가 있다. 과거 현대모비스는 보쉬의 기술을 도입, ABS를 만들었으나 기술 이전이 쉽지 않자 결국 국산화를 시도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산화에 성공하자 이후 ABS 가격은 최초 가격 대비 약 4분의 1 가량으로 떨어졌다.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인 만큼 이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 사장은 “현대모비스 연구소 인력이 1800여명이다. 그 중에서 800여명이 최근 3년 사이에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현대모비스는 2015년까지 총 6500억 원에 이르는 연구ㆍ개발(R&D)비를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은 상태다.
그는 “지난 13년간 연평균 25.6% 성장해 왔다. 조만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할 것”이라며 “앞으로 부품 제조가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이 되도록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