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정부는 날로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비하여 LNG, 풍력 등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2년 기준 2180MW의 발전용량을 2020년 3600MW로 확충하고, 가격이 비싼 벙커C유, 디젤 등의 화력발전의 의존도를 점차 낮추면서 수력, 풍력, LNG 등의 청정에너지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1년 파나마 정부는 스페인계인 UEP사와 220MW 규모의 풍력 에너지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2013년 8월이면 파나마에 첫 풍력발전단지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력, 풍력 에너지 공급 확충과 더불어 최근 파나마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도입을 추진하는 분야가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이다. LNG 도입계획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되었으나 본격화된 것은 작년 6월 국회에서 LNG 도입에 대한 인센티브 법이 통과되면서 부터다.
파나마 무역관은 작년 초 파나마 에너지청 등 관련 기관과 접촉하면서 LNG 도입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지에서 LNG 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을 검토하고 있던 베네수엘라계 사업가를 만나 우리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던 끝에 민간발전투자사업(IPP)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파나마의 발전 및 배전사업은 거의 100% 민영화되어 있어 발전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계획서를 마련하여 에너지규제기관(ASEP)에서 임시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파나마 송전공사(ETESA)에서 주관하는 전력구매입찰에 참가하여 낙찰을 받아야 한다.
파나마무역관은 국내 기업이 민간 발전사업자로서 참여할 수 있도록 현지 파트너 발굴 및 협력 지원과 더불어 현지 법 제정 동향, 현지 경쟁자들의 동향 파악 등 국내기업이 사업에 참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갔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 2월 당초 예상보다 많은 550MW 규모의 LNG 구매계약 입찰을 공고하였고, 지난 4월 30일 입찰을 마감했다.
우리가 지원했던 기업은 현지 파트너와 같이 전략적 판단 하에 마지막 순간 입찰 참가를 포기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추가적인 입찰 가능성이 열려 있는 등 아직은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민간발전사업 지원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보다도 경쟁자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일이다. 이번 입찰에 유일하게 참가한 현지 업체는 장기간의 물밑 작업과 정ㆍ관계 인사와의 좋은 관계 유지를 통해 입찰마감일 하루 전 550MW의 임시라이선스를 얻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줬다. 파나마 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들과 주요 일간지로부터 이번 입찰의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과 문제제기가 쏟아져 나왔음은 물론이다.
중국에 그 유명한 ‘꽌시(關係)’ 문화가 있다면 중남미에도 이에 뒤지지 않는 ‘아미고(친구라는 뜻)’ 문화가 있다. 파나마 기업인들 사이에 우스갯소리로 회자되는 말 중에는 ‘핫도그 가게 하나 여는 이권에도 권력자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말이 있다. 권력자와 아미고 관계없이는 사업하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
언어가 틀리고 문화가 다른 낯선 중남미 땅에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없다.
최근 우리 기업의 중남미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 기업인들이 ‘중남미 진출은 코트라 무역관과 함께’라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초기에 탄탄하고 좋은 지름길을 안내받아 가는 것과 혼자 꼬불꼬불한 뒷길을 돌아가는 것은 나중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김상순 코트라 파나마무역관 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