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으로 만든 작은 분합에 세 마리 박쥐가 활짝 날개를 폈다. 푸르른 칠보의 빛깔이 기품을 선사한다.

분합 정중앙에는 황실의 상징인 이화문(梨花紋)이 도톰하게 새겨져 있다. 대한제국 시절 황실에서 썼던 은제 분합이다. 뚜껑을 열면 향긋한 가루분과 함께 작은 거울이 빛을 발한다.

현대인들은 박쥐를 썩 좋아하지 않지만, 박쥐는 악귀를 쫓고 복을 부른다 하여 전통공예품에 즐겨 사용됐다.

박쥐 문양은 또 장수와 다남(多男)을 상징해 혼수품에 빠짐없이 등장하곤 했다.

이 은제분합은 오는 8월 말까지 신사동 코리아나화장박물관에서 열리는 ‘거울 경(鏡)’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황실의 배꽃 문양이 새겨진 ‘대한제국 은제이화문분합’. 19세기 후반
[사진제공=코리아나화장박물관]
황실의 배꽃 문양이 새겨진 ‘대한제국 은제이화문분합’. 19세기 후반 [사진제공=코리아나화장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