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들 代이어 조선맨…삼성重 정운곤 명장
수십건 특허…걸어다니는 조선백과사전 같은 분야 몸담은 자녀에 뿌듯함 느껴
아버지, 아들, 딸의 월급날이 같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딸이 처음 배정받은 기숙사는 20여년 전 아버지와 어머니가 신접살림을 꾸렸던 신혼집이었다. 집에서는 화기애애한 가족이지만, 출근과 동시에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동료이자 선ㆍ후배가 된다. 범상치 않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대한민국이 인정한 조선설계 분야 명장 정운곤(55) 삼성중공업 파트장 가족이다.
정 파트장은 2011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한 대한민국 명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77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약 35년 동안 조선설계 분야에 몸담아 왔다. 다양한 종류의 선박 건조에 필요한 핵심적인 설계공법과 기술개발에 평생을 걸었다.
특허출원 3건, 실용신안 3건을 비롯해 총 수십여건에 달하는 공정 품질개선 및 매뉴얼 개발을 이뤄냈다. 현재 마이스터고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선박도면 관련 교과서 제작에도 참여했다. 동료와 후배들은 그를 ‘걸어다니는 조선백과사전’이라고 부른다.
정 파트장은 지난해 삼성중공업 내에서 또 다른 진기한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바로 그의 아들 준호(27) 씨와 막내딸 효이(25) 씨가 삼성중공업에 입사하면서 아버지, 아들, 딸이 모두 같은 회사에 근무하게 된 것. 아내도 결혼 전 그와 같은 건물에서 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일가족이 모두 삼성중공업과 인연이 깊은 셈이다. 삼성중공업 내에서도 이례적인 경우다.
효이 씨는 지난해 2월 삼성중공업 프로세스설계팀으로, 아들 준호 씨는 7월께 구매혁신팀으로 입사했다. 두 사람은 모두 대학에서 조선업과는 무관한 전공을 했지만, 아버지를 통해 어려서부터 접해 온 선박에 큰 관심이 있었다.
동생인 효이 씨가 인턴십을 하며 먼저 입사했고 동생의 추천을 받은 오빠 준호 씨도 5개월 뒤 입사했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뛰어다니던 거제조선소가 이들의 미래를 거는 일터가 된 셈이다.
명장인 아버지는 신입사원인 자녀들에겐 롤모델이자 든든한 멘토다. 효이 씨는 “업무 중에 어려운 점이 있으면 아버지에게 종종 메신저로 질문을 한다. 배울 점이 많은 전문가가 늘 곁에 있어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준호 씨도 “입사하고 나니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를 알게 됐다. 늘 책임감 있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아들, 후배로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자신의 뒤를 이어 자녀들이 ‘조선 맨’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정 파트장도 한없는 애정과 뿌듯함을 느낀다. 늘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입이 닳도록 강조하는 것은 ‘목표의식’이다. 그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의지와 집념으로 실행하라고 조언합니다. 비록 어긋날지라도 목표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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