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공항은 SFO보다 착륙조건 8배 이상 까다로워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국내 15개 공항 중 양양ㆍ광주국제공항 등 5개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동일하게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공항 3개 중 1개꼴로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는 셈이다.

글라이드 슬로프는 이번 여객기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주요 자동착륙유도장치.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국내공항에서도 시급히 안전시설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국내 국제ㆍ국내공항 총 15개 중 국제공항 2개, 국내공항 3개 등 총 5개 공항에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공항은 양양, 광주국제공항이며 국내공항에는 울산, 포항, 사천 등 3개 공항에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었다.

글라이드 슬로프는 계기착륙장치치(ILS)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때에도 활주로까지 비행기를 유도해주는 장치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는 ILS 수준에 따라 사정거리가 짧아도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는가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가 발생한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의 28L 활주로 등급은 가장 낮은 등급인 CATI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이 등급은 조종사가 활주로를 식별할 수 있는 거리가 550m 이상이 돼야만 착륙할 수 있는 등급이다. 이번 사고처럼 글라이드 슬로프가 작동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장 낮은 등급인 CATI보다 더 낮은 안전 수준이라는 게 국토교통부 측의 설명이다.

국내 공항 중 다수는 샌프란시스코공항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양양국제공항 활주로 중 33 활주로는 샌프란시스코공항과 같이 550m의 가시거리가 필요한 등급이지만, 글라이드슬로프가 없는 15 활주로는 무려 시정거리가 이보다 4000m 이상이 더 필요한4800m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공항의 8배 이상이다. 양양국제공항 관계자는 “해당 활주로를 이용하지만 비행금지구역과 가까워 설치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광주국제공항의 22L 활주로 역시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어 시정거리가 2400m 이상이 돼야 착륙이 가능한 공항이다.

국내선 공항도 마찬가지이다. 울산공항 18 활주로, 포항공항 28 활주로 등도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이 4800m 이상일 때만 착륙이 가능하며, 사천공항도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는 상태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형적인 여건 때문에 글라이드 슬로프를 설치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이를 해결하게 되면 향후 설치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