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티(T)"

지난 17일 오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위치한 닛산 스타디움은 남성그룹 동방신기(유노윤호, 최강창민)를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소리와 박수갈채로 가득 찼다. 동방신기가 "위 아(We are)"를 선창하면, 팬들은 토호신기(東方神起, 동방신기의 일본 발음)의 가장 첫 번째 이니셜의 "티(T)"를 큰 소리로 외치며 화답했다.

동방신기는 이날 5대 돔 투어 '타임(TIME)'의 피날레 공연을 개최, 화려한 무대 구성과 연출력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열정적인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동방신기는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다.

◆ 소문 난 잔치, 먹을 것 많았다

닛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이날 공연은 도쿄돔을 훌쩍 뛰어넘는 대규모 공연이다. 7만 2000명 이상이 입장할 수 있는 공연장으로, 돔 공연의 다음 단계로 불린다. 특히 스타디움 공연은 일본에서도 최고의 위치에 오른 가수만이 설 수 있는 꿈의 무대로 통한다.

동방신기는 닛산 스타디움에서 지난 17, 18일 양일간 약 14만 4000명을 동원했다. 해외 아티스트로서는 최초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현지에서도 톱 가수로 자리매김한 동방신기의 인기와 영향력을 입증할 수 있는 대목인 것.

7만 명 이상의 관객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켜야 함은 물론, 야외인 만큼 작은 부분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했다. 동방신기는 아쉬움을 최소화, 관객들의 만족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고 결과는 통(通)했다.

동방신기는 이날 일본 정규 음반 '톤(Tone)'과 '타임(TIME)'의 수록곡과 싱글 등을 불렀다. '페이티드(FATED)'로 서막을 연 두 사람은 '안드로이드(ANDROID)' '슈퍼스타(SUPERSTAR)' 'Y3K' '퍼플라인(PURPLE LINE)' '아이 노우(I KNOW)' 등 앙코르 곡을 포함, 약 3시간에 걸쳐 총 26곡을 소화했다.

전체적인 무대는 메인과 이를 둘러싼 사각형의 무대로 이뤄졌고 2, 3층의 관객과 호흡하기 위해 곳곳에 또 다른 사이드 무대를 설치했다. 여기서는 이동도 자유로웠다. 위로 올라가서 3층 관객들과 눈을 마주칠 수 있도록 만들었는가 하면 회전 등을 통해 전 전 좌석 팬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아울러 사각 무대에 모노레일을 설치해 이동 시간을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도 더했다. 이동식 무대에는 전광판을 부착, 멀리 있는 팬들에게도 눈에 띌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닛산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라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찾아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 하나가 돼 끝까지 즐기고 싶다"는 동방신기의 인사와 더불어 돔 투어의 피날레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계속해서 중간 무대를 활용한 동방신기의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퍼플 라인' '휴머노이즈' 등 두 사람은 돌아가는 무대 위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무, 가창력을 뽐내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노래와 퍼포먼스가 한 데 어우러져 닛산 스타디움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 찬란한 과거와 현재, 더욱 빛날 미래

이들은 3, 4곡을 연이어 부르는 것을 기본으로 코멘트 순서를 5번 이하로 제한했다. 파워풀한 군무와 고음이 돋보이는 가창에도 흔들림 없이 3곡 이상을 연달아 부르는 동방신기의 무대를 통해 이들의 성장 역시 고스란히 입증됐다.

무대의 전체적인 구성은 공연 타이틀이기도 한 '타임'에 초점을 맞췄다.

콘서트를 마친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유노윤호는 "한국에서 데뷔 10주년을, 그리고 일본에서는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콘셉트는 과거와 현재, 미래"라고 설명했다.

선곡과 무대 구성, 그리고 영상까지 모두 이 같은 콘셉트 아래 완성된 것.

그는 이어 "멋있는 모습을 시작으로 공연을 즐기는 모습까지 하나의 스토리로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동방신기는 한국 가수 사상 첫 5대 돔 투어를 펼친데 이어 해외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무대에도 올랐다. 이번 투어로만 85만 명의 관객을 동원, 이는 동방신기 단일 투어 사상 최대 규모이자 한국 가수의 최다 관객동원 기록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자신들의 기록을 갱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동방신기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식을 줄 모르는 열정, 열도의 밤을 수놓다

"여러분들이 있어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쓸 것입니다."

동방신기는 앙코르 무대에서도 "끝난 줄 알았느냐"고 반문, 총 5곡을 처음과 같은 에너지로, 아니 그 보다 더욱 열정적인 모습으로 팬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멤버들의 열정에 팬들의 함성 소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공연이 진행된 날의 일본 날씨는 매우 무더웠다. 오후 5시 30분에 시작되기는 했으나, 한낮 최고 35도를 넘는 더위 탓에 스타디움의 열기는 후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방신기는 약 3시간의 공연 내내 시종일관 무대를 종횡 무진했고 두 사람을 응원하는 팬들 역시 줄곧 서서 공연을 관람, '토호신기'를 연호했다.

또 하나, 관객들에게는 같은 응원도구가 주어졌는데 이 역시 공연의 백미로 꼽힌다.

자동으로 색깔이 바뀌는 응원도구는 '타임'에 걸맞게 시계 모양으로 제작됐으며 곡의 느낌과 현장 분위기에 따라 색이 변했다. '티'자로 된 야광봉의 스위치를 꺼달라는 메시지를 전광판에 띄우면 곧 나눠준 도구를 통해 모두 하나의 색깔로 통일될 수 있었던 것. 동방신기와 팬이 한 마음으로 이뤄낸 장관이었다.

두 사람의 무대가 무르익었을 때 솔로 곡이 이어졌다. 유노윤호는 '티 스타일(T style)'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고 최강창민은 '락 위드 유(Rock with you )'로 남성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두 곡 모두 이번 투어를 위해 특별히 만든 새로운 노래다.

동방신기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댄스곡과 감미로운 목소리의 발라드 곡을 오가며 팬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어느덧 하늘은 어둑해졌고, 붉은색 야광봉이 닛산 스타디움을 수놓았다.

탄탄한 구성과 세심한 배려, 그리고 두 사람의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이 조화를 이룬 돔 투어의 피날레 공연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동방신기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는 것"이라며 팬들을 향해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로써 지난 4월부터 진행된 돔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동방신기. '최초' 혹은 '최다' 등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안도하기보다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여전히 노력하는 중이다. 어제, 오늘보다 동방신기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요코하마(일본)=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