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으로 수입 허가가 나지 않은 불법 낙태약이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피임ㆍ낙태 인식은 후진국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국제 NGO단체 11곳이 아시아 8개국 남녀를 대상으로 피임에 관해 설문조사한 뒤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첫 성관계 경험연령은 남녀 평균 21.5세로 나타났다. 반면 첫 아이를 갖기 원하는 시기는 평균 31.9세 였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성관계 경험 후 출산까지 약 10년의 기간 동안 원치 않는 아이를 임신해 불법 낙태에 이르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피임과 낙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제도 개선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최안나 진오비(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 대변인은 “아직도 일부 산부인과에서 불법 낙태 시술이 이뤄지고 있고, 온라인상에서 불법 낙태약이 판을 치고 있다”면서 “한국의 피임ㆍ낙태 인식은 후진국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법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사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피임약과 국내에서 정식 수입허가가 나지 않은 낙태약 및 가짜 낙태약까지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거래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이 같은 불법 약품을 홍보ㆍ판매하는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실정이다.
김현철 낙태반대운동연합 회장은 “불법 낙태약을 통한 소위 ‘셀프 낙태’가 무분별하게 시도ㆍ자행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은 국내 수입허가도 나지 않은 낙태약인데 ‘공식 수입처’라며 이를 판매하는 사이트가 많고 이 약을 사칭한 가짜 낙태약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 “이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불법 낙태약의 국내 판매책을 검거하고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하는 등 경찰청 및 보건복지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낙태반대운동연합 측은 지난 9일 불법낙태를 조장하는 사이트 두 곳의 운영자에 대해 고발장을 제출하고 정부 당국의 협조를 요구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식약처 및 다음 및 네이버 포털사이트 관계자 등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토론했고 개선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