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세수펑크가 나면서 국가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수 부족액이 2012년 2조8000억원에서 2013년 8조5000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엔 11조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세금 한 푼이 아쉬운 처지에 초대형 ‘세수 싱크홀’마저 발생하면서 재정당국의 입술은 바싹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다 복지까지 목돈을 필요로 하는 곳은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등 국내 인구구조상 현재의 복지 수준을 유지해도 기초연금 등 재정부담은 크게 늘어나게 돼 있다. 누적되는 세수결손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국가 재정이 파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는 세수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주된 원인으로 정부의 낙관적인 세입전망 관행을 꼽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경상성장률 6.5%(실질성장률 3.9%+물가상승률 2.6%)를 전제로 예산안을 짜면서 국세수입이 216조5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제 사정이 좋지 않자 그 해 하반기 들어 실질성장률(3.7%)과 물가상승률(1.6%)을 수정하면서 경상성장률을 4.3%로 낮췄다. 경상성장률 예측이 2%포인트 넘게 빗나가면서 지난해 실제 걷힌 국세수입(205조5000억원)도 10조9000억원 차이가 난 것이다. 경상성장률이란 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것으로 세수에 영향을 미친다. 경상성장률이 정부의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내놓은 다음해 세수 목표치 달성도 불가능해진다.
올해도 최소 3조원 이상의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4년 연속 세수 펑크가 날 처지에 놓였다. 예정처는 경상성장률 5.6%를 전제로 올해 국세수입이 218조2000억원 걷힐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9월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올해 경상성장률을 6.1%로 잡고 221조1000억원의 국세수입을 예상했다. 예정처 전망보다 약 3조원 가량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3.8%로 다시 낮추면서 세수 부진을 예고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세입 여건이 나빠진 탓도 있다. 기업영업 실적이 하락해 법인세가 덜 걷히고, 내수 부진과 환율하락 등으로 부가가치세, 관세 등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세입목표치를 과다하게 높게 잡는 관행을 버리고, 재정운용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혜정 예정처 세수추계과장은 재정운용계획을 세울 때부터 재정지출의 상한선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정지출이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되고 세입 기반이 약해졌다면 지출이나 적자 상한선을 넘지 않도록 정부가 재정규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재정적자를 줄이려면 지출을 수정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SOC 사업, 복지, 연구개발(R&D) 등 국가사업 지출을 전반적으로 손 봐야한다”며 “경기 부양책으로 예산확장 정책을 고수한다면 지출 구조조정의 모멘텀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는 “무엇보다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일이 우선”이라며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