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오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국과 유럽 펀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미국 펀드는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인기가 주춤해진 반면, 유럽의 경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유럽 주식형펀드에는 지난 한달 동안 327억원이 순유입됐다. 최근 석 달 동안 유럽 펀드에 총 508억원이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순유입 추세가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북미 주식형펀드에는 지난 1개월과 3개월 기준으로 각각 470억원과 1249억원이 순유입됐다. 북미 펀드의 전체 순자산 규모가 3980억원으로 유럽(1996억원)의 2배에 달하기때문에 유입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증시는 불과 두달 전만 해도 자국의 경기 회복과 신흥시장 금융위기 우려로 인해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차기 연방준비위원회(Fed) 의장 선임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는 등 정책적인 불안감이 높아졌다. 지난달 2일 1만5658.43까지 올랐던 다우지수는 한달 동안 주춤하면서 북미펀드의 1개월 수익률이 0.30%에 머물렀다.
반면 유럽은 ‘유로존 리스크’가 완화되고 각국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면서 증시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독일 증시와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 시장이 미국보다 저평가된 점도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은 9월 보고서를 통해 유럽 증시에 대한 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조정했지만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너무 후하게 평가됐다”면서 ‘비중축소’ 의견을 내놓았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서유럽 증시에서 그동안 자금이 많이 빠졌고 주가 역시 하락한 데 따른 반등이 크다”면서 “미국의 경우 경기 전망에는 걱정없지만 출구전략으로 유동성이 줄어들면 강세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주가도 오른 상황이라 이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유럽 각국의 긴축 노력으로 재정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고 신용위험 또한 완화되는 상황”이라며 “유럽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큰 만큼 유럽펀드를 투자 대안으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매파(강경파)인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직을 고사하면서 미국 증시가 다시 안정을 되찾고 있는 점과 오는 22일 열리는 독일 총선 등 향후 미국과 유럽의 주요 변수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