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주 등 수혜 뚜렷 수출株도 외인 매수에 견고
원화 가치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반응은 차분하다. 철강과 조선주 등을 중심으로 원화 강세의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타격이 우려된 수출주는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 속에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 아래로 내려간 지난 3일 이후 유가증권시장 철강금속지수는 4.28% 올랐다. 엄진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단순 민감도만 따질 경우 원화가 10원 절상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별도 영업이익은 각각 380억원, 190억원, 외화 관련 이익은 510억원, 380억원 늘어난다”며 “3분기는 외화 관련 이익이, 4분기부터는 원가 하락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업종도 원화 강세가 반갑다. 조선은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외환으로 환산할 때의 선박 가격이다. 원화 강세에선 외환으로 환산한 선박 가격이 높아져 선주들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선박 발주를 서두르게 된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유럽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환율”이라며 “과거에도 원화 강세일 때 수주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타격이 예상된 수출주는 원화 강세에도 꿋꿋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주인 IT와 자동차주는 외국인의 집중 매수 속에 연일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시장으로 몰린 외국인 자금이 환차손보다 글로벌 경기 회복을 더 크게 고려하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또 외국인이 시가총액 순으로 국내 증시를 사들이는 것도 개별 수출주에 미치는 환율의 영향을 제한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은 채권과 달리 환율보다 중요한 게 경기에 대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오르면 환율로 입은 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원화 강세,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일본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경계감도 엿보인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외국인은 한국과 일본을 놓고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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